카렌 호나이, <내가 나를 치유한다>를 읽고
이게 이 말인가, 저게 저 말인가 싶은 부분이 많아서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 책입니다.
그리고 읽는데 들인 노력과 관계 없이,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역시 책읽기의 좋은 점은 내가 몰랐던 것을 알게 되고, 희미했던 것이 조금 또렷해지는 과정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할까
저 사람은 왜 저렇게까지 할까 싶은 것들이 많아요
그리고 그 많은 것이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까지 하게 되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우리의 마음이 우리를 그리 생각하고 그리 행동하도록 하는 거지요.
인간다운 성장,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의 바램일 거에요.
그리고 그 시작은
내가, 우리 자신이
왜 그렇게까지 하는지를 아는 것이겠지요.
그렇게까지 하게 된 것도
어쩌면 내가 살아 보려고
그렇게까지라도 해서 살아오려는 몸부림에서 온 건지도 모르구요.
카렌 호나이, <내가 나를 치유한다>, 연암서가, 2016
인간은 참다운 의미에서 자기 자신을 책임의 주체로 가정할 경우에만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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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우리 자신을 더 많이 자각하고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자기 인식self-knowledge은 그 자체로 목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성장할 힘을 끌어내는 구체적 수단이다. - 27
마침내 아이는 소속감, 즉 '우리'라는 연대감을 형성하지 못하고 심각한 불안감과 막연한 걱정에 시달리게 되는데, 이러한 불안감과 걱정을 근본 불안basic anxiety이라고 부른다. 근본 불안은 아이가 적의hostility가 잠재하는 세상에서 느끼는 고립감과 무력감이다. - 31
마침내 개인은 자신을 이상에 맞춘 통합된 자아상과 동일하게 여길지도 모른다. 그러면 이상에 맞춘 통합된 자아상은 은밀하게 간직한 환영vision으로 머물지 않는다. 그는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이러한 환영과 같아지고, 이상에 맞춘 자아상이 곧 이상을 쫓는 나idealized self가 된다. 또 개인에게 이상을 좇는 나가 진실한 나real self보다 더욱 진짜 현실성reality을 지니는 까닭은, 절박하게 필요한 것들과 모두 맞어떨어지기 때문이다...그에게 일어나는 외면의 변화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변화는 존재의 핵심, 곧 자기 자신에 관한 느낌 속에서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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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을 좇는 나는 개인이 실제로 어떠한 사람이고 어떤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지, 말하자면 어떤 사람이 될 수 있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대변하기 시작한다. 이상을 좇는 나는 바로 개인이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이자 자신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측정 단위가 된다. - 36
자기 이상화self-idealization는 다양한 이유로 내가 포괄적인 신경증 해결책이라고 부르는 개념이다. 특별한 갈등뿐 아니라 특정한 시기에 개인의 내면에서 발생하는 모든 필요를 만족하는 해결책이다. 더욱이 이런 해결책은 고통스럽고 견디기 힘든 감정, 곧 상실감과 불안감, 열등감과 고립감에서 벗어나게 할뿐더러 자신과 자기 인생이 궁극의 신비한 성취를 이룰 수 있다고 약속한다. 그렇다면 포괄적인 해결책을 찾았다고 믿을 때 죽을 각오로 집착하는 현상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적당한 심리학 용어로 표현하면 포괄적 해결책은 강박에 사라잡혀 있다. - 37
이상을 좇는 나를 현실에 구현하려는 충동들 가운데 완벽해져야 할 필요는 대단히 급진성을 띤다. 완벽해져야 할 필요는 바로 이상을 좇는 나의 틀에 전체 인격을 끼워 맞추게 만든다...그는 이러한 목표를 당위와 금기의 복잡한 체계에 따라 성취한다. - 39
영광을 좇는 탐색에서 노골적이고 뻔히 드러나며 외향성이 두드러지는 요소는 신경증에서 비롯된 야망, 즉 외면의 성공으로 치닫는 충동이다. 현실에서 탁월해지려는 충동은 몸에 배어들어 모든 일에 탁월하려는 경향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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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기에 열광적으로 위대한 운동 선수나 전쟁 영웅이 되겠다고 결심한 적이 있었던 사람이, 다른 시기에 똑같이 열광적으로 위대한 성인이 되겠다고 결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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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이 야망의 배를 타고 이전에 그랬듯이 똑같이 항해하다가 항로를 바꿨을 뿐이라는 점을 실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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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러한 항로 변경을 강조하는 까닭은, 야망의 마수에 걸려든 사람들이 자기들이 하는 행동의 내용content과 거의 아무 관계도 맺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셈에 넣을 가치가 있는 것은 탁월함뿐이다. - 39
다른 한편 이런 유형은 돈을 더 많이 벌고, 특별 대우를 더 많이 받고, 권력을 더 많이 거머쥔 순간에 욕망 추구의 무상함을 느끼고 충격에 휩싸인다 .아무도 마음의 평화를 얻지 못하며, 내면의 안정을 찾을 수도 없고, 삶의 기쁨을 누리지도 못한다. 내면의 고뇌inner distress를 줄이기 위해 영광이란 허깨비를 좇기 시작했으나, 고뇌는 줄어들지 않고 여전히 크기만 하다....그래서 성공을 추구하는 행위는 모두 본래 진짜 현실과 아무 상관 없다고 말해야 할지도 모른다. - 41
누구나 바로 옆 동료보다 앞서 나가고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 할뿐더러, 그것을 자연스런 경향으로 받아들인다는 생각이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 깊이 스며들었다. 그러나 성공을 좇는 강박 충동이 단지 경쟁 문화 속에서 발생하낟고 해서 신경증이 아니게 되지는 않는다. 경쟁 문화 속에서도 특히 인간다운 존재가 되는 성장 가치를, 타인보다 앞서 나가려는 경쟁가치보다 더 중시하는 사람도 많다. - 41
다른 요소보다 파괴력이 훨씬 강한, 영광을 좇는 탐색의 마지막 요소는 복수의 승리감을 만끽하고 싶은 충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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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스일감을 만끽하고 싶은 충동의 주요 목표는 자신만 성공하려고 타인에게 창피를 주고 패배감을 안겨 주는 것이다. 아니면 두각을 나타내 지배력을 얻은 다음, 대체로 타인에게 굴욕감 같은 고통을 주는 것이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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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러한 충동에 '복수의vindictive'란 수식어를 붙인 까닭은 동기를 부여하는 힘이 어린 시절에 당한 굴욕에 복수하고 싶은 충동, 그러니까 유년기 이후의 신경증 발병 과정에서 강화된 충동들에서 유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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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역사 속의 인물 가운데 히틀러는 굴욕을 경험한 사람의 좋은 사례인데, 전 생애에 걸쳐 대중을 지배하고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미친 욕망에 사로잡혀 살았다. 히틀러의 경우 복수의 승리감을 만끽해야 할 필요가 끝없이 커지는 악순환이 뚜렷하게 반복된다. 악순환 가운데 하나는 그가 오로지 승리와 패배의 범주 안에서 생각한다는 사실에서 기인한다. 여기서 패배를 두려워하는 공포심이 더 큰 승리를 언제까지나 필요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승리할 때마다 커져 가는 웅장한 느낌은 어느 누구도, 어떤 국가도 인정해서는 안 되는 지경에 이르러서 더는 참고 견뎌 낼 수가 없어졌다. - 41, 42
복수의 승리감을 만끽하고 싶은 충동은 숨어 있어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정신 분석을 거쳐야 비로소 배후의 추진력이, 위로 올라섬으로써 남들을 쳐부수고 그들에게 굴욕감을 안겨 주어야 할 필요였음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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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는 자신의 필요에 따라 행동하면서도 자신이 옳다고 느끼게 된다. - 43
내가 기억하는 야심에 찬 열살 소녀는 반에서 1등을 못하느니 차라리 장님이 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더욱 인간다워야 할 삶이, 글자 그대로든 비유든, 다른 어떤 이유 때문이 아니라 영광의 제단에 희생되고 있지는 않은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 45
영광을 좇는 탐색에는 다른 모든 강박 충동과 마찬가지로 만족할 줄 모르는 성질이 있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힘들이 밀어붙이는 한, 영광을 좇는 탐색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일이 유리하게 돌아감, 쟁취한 승리, 인정이나 칭찬의 신호에 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만족감은 오래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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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쉴 틈 없이 더 많은 특권, 더 많은 돈, 더 많은 여자, 더 많은 승리를 좇으면서 정복은 계속된다. - 47
상상력은 자기 이상화 과정에서 도구로 쓰인다...어떤 사람이 스스로 진실한 존재라고 얼마나 자부하든, 성공과 승리의 완벽성을 향해 나아가는 행진이 얼마나 진짜 현실에 근접하든, 상상력은 그를 따라 다니면 실물을 신기루로 착각하게 만든다. - 48
수많은 신경증 환자들이 서서히 전개하는 거창한 계획, 또는 그들의 자기 미화와 권리 주장 - 49
백일몽에 빠져드는 순간에는 중요한 뜻과 계시를 받는 느낌에 사로잡히기 마련이다. - 51
영광을 좇는 모든 충동은 공통으로 인간다운 존재들에게 부여된 잠재력의 한계를 넘어서 더욱 위대한 지식, 지혜, 덕, 또는 권능으로 뻗어나간다. 말하자면 절대자, 무제약자, 무한자를 향해 나아간다. - 53
상상력을 제한하는 견제가 영광을 좇는 탐색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 54
자신을 둘러싼 특별한 환상에 빠질 때 증거에 비추어 견제하는 일은 싫어한다. 그러지 않으면 자신을 둘러싼 환상이 다 깨져버리기 때문이다. - 55
무엇을 얻으려는 건강한 분투와 신경증에 걸려서 영광을 좇는 충동의 차이는 자발성과 강박의 차이이다. 한계 인정과 한계 부정의 차이이자 영광스러운 최종 생산물에 초점을 맞춤과 진화하려는 감정의 차이이고, 겉으로 드러난 현상과 존재의 차이, 환상과 진리의 차이이다. - 59
신경증 환자는 다른 사람들의 특별한 주목을 받고 특별한 고려와 경의의 대상이 될 자격이 있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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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를 요구하는 권리 주장은 신경증에서 비롯된 금지와 두려움, 갈등과 해결책에서 생긴 모든 필요가 충족되거나 존중되어야 한다는 훨씬 포괄적인 권리 주장의 일부이자 파편일 뿐이다. - 62
권리 주장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권리나 직위를 가정하므로 비합리적이다. 달리 말해 단순히 신경증에 사로잡힌 필요라고 인정하지 않고, 권리 주장을 내세운다는 바로 그 점 때문에 과도한 것이다. - 64
그는 이렇게 말한다. "세상은 내 맘대로 되어야 하고, 나는 속을 태우지도 신경을 쓰지도 않아야 한다" - 65
남을 억척스레 착취하고, 타인을 속이려 겁을 주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공정한 거래를 주장하면 불공정하다고 분개할 터이다. 타인을 공격하도록 내몰리면서도 타인의 인정이 필요한, 오만하고 복수심을 품은 사람은 책임과 의무를 '면제immunity' 받을 권한이 있다고 느낀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무슨 짓을 저지르든 아무에게도 신경쓰지 않아도 될 권한이 있다고 느낀다. - 66
이렇게 최고의 속성supreme attributes을 타고나야 한다는 권리 주장...그것은 만성으로 뿌리내렸다가 밖으로 드러난 시새움envy과 불평불만의 원인일뿐 아니라 정신 분석 작업을 실제로 방해하는 장애 요인이다. 우선 신경증 환자가 신경증에서 비롯된 곤경에 부딪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부당하다면, 그가 자신의 문제를 두고 분석 작업을 하리라는 기대는 두 배로 부당하다. 도리어 그는 변하려고 애쓰는 고된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자신의 곤경을 가볍게 할 권한이 있다고 느낀다. - 71
신경증에 사로잡힌 권리 주장의 둘째 특성인 자아본위egocentricity를 암시한다....어린 아이는 자아 본위로 행동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과 유대감을 발달시키지 못한 탓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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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증 환자가 자기 자신에게 사로잡히는 까닭은 자신의 영혼, 정신, 마음이 바라는 필요에 내몰리고, 갈등에 지쳐 특별한 해결책에 집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72
어쩌면 권리 주장을 내세우는 가장 흥미로운 기반은 정의justice일지도 모른다. 나는 신을 믿기 때문에, 나는 늘 일했기 때문에, 나는 언제나 훌륭한 시민이었기 때문에, 나에게 어떤 불운도 닥쳐서는 안 되고, 만사는 내뜻대로 되어야 한다는 것은 정의의 문제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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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성향을 보이는 환자는 보통 자신의 정의감을 다른 사람들에게 확대해 적용하고, 그들이 부정의를 행하면 그만큼 분개한다고 지적할 것이다. - 80
권리 주장이 복수심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수록, 입은 상해injur가 주는 압박은 점점 더 커진다. 여기서도 입은 상해는 과장할 수밖에 없다. 상해로 생긴 감정은 '희생자'가 어떤 희생이라도 요구하거나 어떤 처벌이라도 가할 권한 있다고 느낄 만큼 거대하게 자라난다. - 82
여기서는 신경증 환자가 타인이 자신의 권리 주장에 동의하게 만드는 방식이 대체로 주장을 내세운 기반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만 말하면 충분하다. 간단히 말해 신경증 환자는 타인에게 자신이 독특하며 중요하다는 인상을 주려고 할 수도 있다...신경증 환자는 타인에게 의무를 지우고 , 정의감이나 죄의식에 호소해 남을 이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자신의 괴로움을 강조해 동정심과 죄의식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남을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해 사랑에 매달리는 갈망이나 허영심을 부추길 수 있다. - 82
권리 주장의 정당성을 입증하고 권리 주장을 내세우느라 기력을 다 써버리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히 권리 주장의 좌절에 따른 격렬한 반응을 예상할 수 있다. 밑바닥에는 두려움이 깔려 있지만 노여움과 화 또는 분개가 압도적 반응이다. 이러한 노여움과 화는 특이한 종류에 속한다. 주체의 편에서 권리 주장은 공정하고 정의롭게 느끼기 때문에, 권리 주장이 좌절되면 불공정하고 정의롭지 않은 현상으로 체험한다. 그러므로 잇따른 노여움과 화는 의분의 성격을 띤다. 달리 말해 그런 사람을 화를 낼뿐더러 화를 낼 권한이 있다고 느끼며, 이 느낌을 분석 과정에서 강경하고 단호하게 방어한다. - 82
적개심은 신경증에 사로잡힌 권리 주장들을 밑바탕에 깔고 있으며 그것을 기반으로 좌절이 불공평하다고 느낄 때에만 일어난다. 다음으로 적개심의 구체적 특징은 분개나 학대받은 느낌으로 나타난다. 이따금 불운을 당하거나 상해를 입으면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과장하곤 한다. -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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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들이 어떻게 내게 이럴 수 있지!"라고 느낀다. 이런 때 괴루움이나 고통을 질책과 비난을 표현하기 위한 매개물이 된다. - 83, 84
필연과 법칙을 초월해 존재할 권한이 있다는 신경증 환자의 감정은, 마치 정말로 필연과 법칙을 넘어서 존재하는 것 같은 허구 세계에서 살게 만든다. - 95
나는 내부 명령들이 냉혹하고 가차 없으므로 '당위의 폭정the tyranny of the should'이라고 부른다.
내부 명령은 신경증 환자가 행동하고 존재하고 느끼고 알 수 있어야 하는 모든 항목을 비롯해, 어떤 행동을 하면 안 되고 무엇이 존재해서는 안 되는지에 관한 금기까지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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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증 환자는 정직, 관대, 배려, 정의, 존엄, 용기, 사심 없음에서 최고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또 완벽한 연인, 완벽한 남편, 완벽한 선생이어야 한다. 그는 모든 일을 참아낼 수 있어야 하고, 모든 사람을 좋아해야 하고, 자기 부모와 자기 아내와 자기 나라를 사랑해야 한다. - 96
먼저 우리는 이상을 좇는 나를 실현하려는 경향 전체에 동일하게 널리 퍼져 있는 실행가능성의 무시와 마주한다. 내부 명령의 요구 가운데 다수가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이행할 수 없는 것에 속한다. - 97
환자들은 자신들이 대단한 지성의 소유자여서 정신 분석을 곧 끝내리라 기대한다. 그러나 분석 진행은 지성과 거의 관계가 없다. 오히려 지성이 뛰어난 사람들이 갖춘 추리력은 분석 진행을 방해하곤 한다. 중요한 점은 환자들의 내부에서 작용하는 다양한 감정의 힘과 솔직해지고 스스로 책임지는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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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 따른 필요가 변하지 않는 한, 권리 주장은 계속될 터이다. 환자들은 바로 감정의 필요를 무시한다. 그들은 지성이 최고이자 최대 동력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 98
우리는 또 실패를 경험했을 당시 엄존하는 신경증에서 비롯된 곤경에 비추어, 당시 우리가 최선을 다했을 수도 있다고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신경증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일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는 기적에 가까운 놀라운 방식으로 더 낫게 행동했어야 했다. - 102
어떤 환자들은 오로지 의지력만으로 자신들이 자각한 곤경을 제거하려고 한다. 사람들은 의지의 힘을 한정 없이 뻗어 나가게 할 수 있다. 아무것에도 결단코 두려움을 느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던 어린 두 소녀가 좋은 예이다. - 103
사랑이 모둔 문제를 해결해 주리라 기대하는 자기 말소 유형은 비슷하게 자신의 당위가 의문의 여지 없는 법칙이라고 느낀다. 그러나 이런 유형의 환자는 불안에 떨며 자신의 당위에 부응하려고 애쓸 때, 가련하게도 대부분 이행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따라서 의식 경험 속에서 으뜸가는 요소는 자기 비판, 즉 최고 존재가 되지 못한 죄책감이다. - 111
삶을 압도하는 태도가 무엇이든, 내부 명령이 개인의 삶에 영향을 주는 수많은 과정은 언제나 외부 세계로 투사되는 외면화를 거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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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신경증 환자는 원래 자신에게만 타당한 기준을 타인에게 강요하면서, 완벽성을 혹독하게 요구한다. 자신을 만물의 척도라고 더 많이 느낄수록, 일반적인 완벽성이 아니라 자신이 도달해야 하는 특별한 규범에 근거한 주장을 더 많이 내세우기 마련이다. - 133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온갖 당위가 감정과 소망, 생각과 믿음의 자발성, 즉 자기 자신의 감정과 소망, 생각과 믿음을 의식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훼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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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이 마법의 지팡이를 휘둘러 우리가 느껴야 하는 것과 실제로 느끼는 것의 경계는 흐려진다. 그러면 우리는 믿어야 하는 대로 믿고, 느껴야 하는 대로 느낀다. - 118
거짓으로 꾸민 가공의 감정은 이상에 맞춘 자아상이 선, 사랑, 성자다움으로 향하는 사람들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들은 숙고해야 하고 감사해야 하고 공감해야 하고 관대해야 하고 사랑을 주어야 하며, 또 이런 자질을 마음속에 모두 갖추고 있다. 마치 선하고 사랑을 주는 사람인 것처럼 말하고 시늉한다. - 199
<여인의 저택>에서 우 부인은 가족이 곤경에 빠질 때, 또 감정 생활에 솔직하고 진실한 남자를 만났을 때 비로소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 120
진짜 온정과 진정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결여된 상태에다 앞에서 말한 모든 요인을 더하면, 아이는 사랑받지 못하고 무가치하다는 느낌, 적어도 자신이 아닌 어떤 존재가 되지 않는 한 아무 가치도 없다는 느낌에 사로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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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자기 이상화는 마음속에서나마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괴로울 뿐인 잔혹한 현실을 초월한 영역으로 자기를 끌어 올려 이미 받은 상처를 치유하려는 시도이다. 또 악마와 맺은 계약 이야기에 나타났듯이, 아이는 상상 속에서 또 가끔은 현실에서도 모든 영광을 차지한다. 그러나 굳건한 자신감이 아니라 의문투성이 가치를 담은 반짝이는 선물, 즉 신경증에 사로잡힌 자부심을 가질 따름이다. - 124
신경증에 걸린 사람들의 자부심은 위신 가치로 무겁게 짓눌린다. 이런 사람들에게 위신 가치는 워낙 중요해서 그들의 인생은 위신 가치의 주변을 맴돌며 그 가치에 봉사하느라 초선의 기력을 조금씩 허비하다가 모두 날려 버린다. 이렇게 사는 사람들에게 위신을 갖춘 집단의 일원이 되는 일, 저명한 기관과 관계를 맺는 일은 절대로 필요한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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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위신과 명망에서 생기는 것은 무엇이든 실제로 의기양양한 기분에 취하게 만든다. 어떤 사람의 위신과 명망을 높이는 집단이 겪는 모든 실패, 또는 그 집단의 위신 하락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힌다. - 127
신경증 환자들 가운데 성자나 달인이 되는 환상과 절대 평정에 이르는 환상을 보존하려고 마음을 졸이고 열망하는 페르 귄트 같은 사람들이 많다.또 그들은 마치 자신들의 이런 평가 기준에서 한 치라도 벗어나면 '개성個性'을 잃어버리는 것처럼 느낀다....왜냐하면 상상력은 참으로 존재하는 현실에 관여하는 멋없고 저속한 사람들을 경멸하며 낮춰 보게 만드는 수단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 129
타인의 인생을 관리할 권한이 있다고 느끼는 신경증 환자들은, 자기들의 보호자가 곧장 충고를 따르지 않거나 자기들에게 먼저 조언을 구하지 않고 일을 혼자서 처리하면, 마치 자존심에 타격을 입은 것처럼 느낀다. - 131
어떤 자존심 손상이든 복수심에 불타는 적개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복수심에 불타는 적개심은 싫음에서 혐오로, 화가 나는 짜증에서 살인을 할 만큼 맹복적인 격노까지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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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성을 잃은 모든 적개심이 자존심 손상에서 기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가정되는 수준보다 더 큰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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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손상과 이성을 잃은 적개심의 관계는, 적개심이 폄하와 경멸, 창피를 주려는 의도를 구성하는 요소라면, 훨씬 쉽게 식별할 수 있다. - 140
신경증 환자는 자존심 또는 자부심과 자기 비하라는 두 가지 대안 사이에서 살기 때문에, 자존심이 손상되면 곧장 자기 비하의 심연으로 떨어진다. - 145
보복 능력은 자부심 회복에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자부심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특정한 신경증 유형에 속한 사람들에게 보복 능력은 역경을 견디는 힘과 같으며, 종종 그들이 인식하는 유일한 힘이다. 반대로 되받아치지 못한 무능력은, 복수 행동을 억제한 요인이 밖에 있든 안에 있든, 으레 나약함의 표시로 기록되기 마련이다. - 146
개인은 이상을 좇는나로 무게 중심이 바뀔 때, 의기양양해질뿐더러 현실의 나, 즉 특정한 시간에 몸과 마음이 건강하면서 신경증에 걸려 있기도 한 현실의 나를 잘못된 관점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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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존재는 신같은 완벽성의 관점에서 볼 때 경멸할 수밖에 없는 당혹스럽고 놀라운 광경으로 나타난다. - 157
신경증 환자는 대부분 자기 혐오의 결과, 곧 죄책감과 열등감, 구속받는 느낌, 고문당하는 느낌을 자각한다. 그러면서도 신경증 환자들은 아직 그런 고통스런 느낌과 자기 평가를 스스로 만들어 낸다는 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조금 자각한다고 해도, 신경증에 사로잡힌 자부심 탓에 흐려진다. - 165
건강한 양심은 참다운 나에게 최선의 이익을 제공하기 위해 깨어서 부단히 경계한다....강한 양심은 참다운 내가 전체 인격의 고유 기능이나 오작동에 반응하는 능력이다. 다른 한편여러 자책은 신경증에 자로잡힌 자부심에서 유래하며, 자부심이 강한 자기의 요구에 개인 부응하지 못해서 생긴 불만을 표현한다. 자책은 참다운 나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이 아니라 해치는 방향으로 나아가서 참다운 나를 짓밟는다. - 184
자기 비하의 마수에 걸려든 사람은 흔히 타인에게 학대를 너무 많이 당한다. 그는 심지어 극악무도한 학대가 굴욕인지도 부당한 이용인지도 분별하지 못할 수 있다. 분개한 친구들이 주의를 환기해 주어도, 그는 가해자의 행동을 축소하거나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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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향을 만들어 내는 요인 가운데 본질적 요인은 자신이 더 나은 대우를 받을 만한 자격이 없다고 믿어서 생기는 무방비 싱태이다. - 191
어떤 환자들은 때때로 타인에게 심한 고통을 주고 싶은 강박 충동이나 강박 환상에 사로잡힌다. 이러한 강박 증상은 대부분 아이들이나 힘이 없는 사람들에게 집중되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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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신체 측면에서 강하고 건강했으나, 복잡하게 뒤얽힌 영혼의 혼란에 절망하고 경멸감을 느낄 때문 자신을 불구자로 칭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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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끔찍한 고통을 주고 싶은 강박 충동은 자학 충동의 능동적 외면화로 해석되었고, 이러한 외면화는 약한 피조물을 지배하는 권력이 얼마나 소름이 끼치는지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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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타인으로 향한 모든 가학 충동과 가학 행위의 유일한 기원이 자기 혐오라고 믿지는 않는다. 그러나 자학 충동의 외면화가 언제나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 205
신경증 환자가 내면의 싸움을 피하고 내면의 긴장을 최소로 유지하기 위해 진실한 나를 부인하는 데 분명히 관심이 있다는 점 - 246
예를 들면 신경증 환자는 무의식적으로 인과 관계를 보지 않는 데 관심이 있다. 그러니까 하나의 심리 요인에 뒤따라 다른 심리 요인이 발생하거나 다른 심리 요인을 강화한다는 사실을 한사코 무시한다. - 250
신경증 환자는 정신이 지상권supremacy of mind을 가진다는 신념에 집착한다. 감정은 규칙의 지배를 받지 않으므로 제거되어야 할 수상쩍은 용의자인 반면, 상상력과 이성을 대표하는 정신은 호리병에서 나온 정령처럼 부풀어 올라 점점 커진다. 따라서 사실 다른 이원성을 창조한다. 이원성은 더는 정신과 감정이 아니라 정신대 감정이고, 더는 정신과 신체가 아니라 정신 대 신체이고, 더는 정신과 자기가 아니라 정신 대 자기의 관계로 바뀐다. 그러나 이러한 이원성도 다른 파편화와 마찬가지로 긴장을 줄이고, 갈등을 완전히 덮어 가리며 일체감 비슷한 것을 확립하는데 기여한다. - 254
마침내 졍신은 신처럼 모든 일이 가능한 마법을 소유한 지배가 된다. 내면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인식하는 행동이 더는 변화를 향해 나아가는 한 단계가 아니고, 인식이 곧 변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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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 추구는 그대로 충분한 가치가 있겠지만, 환자가 현실에서 변하지 않은 채 인식의 빛이 자신의 삶에 드리운 모든 그림자를 걷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 무익한 헛수고가 될 수밖에 없다.
신경증 환자가 자신의 인생을 모두 순수 지성으로 관리하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무의식에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일은 점점 더 힘들어진다. - 256
윌리엄 제임스가 말하듯이, "대다수 연구 사례는 혼합형이므로 우리는 분류 체계를 대할 때 지나친 존경심을 가지 말아야 한다" 어쩌면 유형보다 발병 방향을 거론하는 편이 훨씬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 264
확장 지배 해결책expansive solutions을 고를 때 개인은 자신을 미화된 자기glorified self와 동일시하는 경향이 우세하다...아니면 어떤 환자가 표현했듯이 "나는 오로지 우월한 존재로 실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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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주로 의식하든 않든, 자신의 안이나 밖에 있는 모든 장애를 극복하려는 결심을 비롯해, 극복할 수 있어야 하고 실제로도 극복 가능하다는 신념을 반드시 수반한다. 그는 운명에 따른 역경, 상황에 따라 부딪치는 곤경, 지성이 마주하는 문제의 복잡성, 타인의 저항, 자신 안에 생기는 갈등에 통달해야 한다. 통달해야 하는 필연necessity의 이면에는 무력감helplessness을 비롯한 모든 끔찍한 두려움과 공푸가 숨어 있다. 이것이 그가 겪는 가슴 저미고 쓰라린 공포이다. - 265
프로이트와 아들러도 비슷하게 확장 유형을 자기 도취에 빠져 자기를 과장하거나 최고가 되어야 할 필요에 내몰린 사람들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 환자들의 심층을 분석하면, 모든 환자에게서 자기 말소 경향도 나타난다. 그들은 자기 말소 경향을 억압할뿐더러 혐오하고 지긋지긋하게 싫어한다. - 265
자기 도취를 '어떤 사람이 이상에 맞춘 자아상과 사랑에 빠진다'는 원래의 의미로 이해한다. 정확히 말해 자기 도취 유형에게 자신은 이상을 쫓는 나일뿐더러 이상을 좇는 나를 흠모하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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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에서 그는 전혀 회의 하지 않는다. 그는 구세주이자 운명을 지배하는 사람, 예언자이자 위대한 증여자, 인류의 은인이다. - 268
승리해야 할 절박한 필요 탓에 셋째 하위 유형은 극도로 경쟁심이 강한 사람이 된다. 사실 복수 유형은 자신보다 더 많이 알거나 더 많이 성취하고, 권력을 더 많이 휘두르고,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우월성에 의문을 제가하는 누구라도 참아 내지 못한다. 그는 강박에 사로잡혀 경쟁자를 끌어 내리거나 패배의 쓴 맛을 보게 해야 직성이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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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유형이 타인을 마주하는 태도에 스며들어 영구히 보존되는 복수심...그는 모든 사람이 본디 악의에 차 있고 비뚤어진 성격의 소유자이고, 우호적인 몸짓은 위선이며, 정직하다고 증명되지 않는 한 아무도 믿지 않는 것이 지혜롭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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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한 복수 유형은 타인에게 좌절감을 안겨주는 데 명수이자 달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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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자신의 신경증에서 생겨난 필요 탓으로 무조건 존중받을 권리와 다른 사람의 필요와 소망을 깡그리 무시해도 될 자격이 있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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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심을 드러내는 표현은 대부분 다른 정신 분석가들과 내가 가학 경향으로 기술했ㄷ. '가학'이란 용어는 다른 사람에게 고통이나 치욕을 주어 복종하게 만드는 권력을 행사로 얻는 만족에 초점을 맞추었다. 흥분, 전율, 고소한 기분 같은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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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의미로 '가학sadistic'이라는 용어를 '복수vindictive'로 대체하자는 자의 제안은, 이른바 모든 가학 경향에서 복수해야 할 필요가 결정적으로 동기를 부여하는 힘이라는 주장에 근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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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 주장이 이행되지 않으면, 징벌하려는 복수심이 뒤따라 일어나서 초조와 짜증부터 부루퉁하게 심술 부리기, 타인에게 죄책감 안겨 주기, 버젓이 드러내는 격분까지 갖가지 행동을 서슴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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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한 복수 유형이 자신의 권리 주장은 옳다고 선언해야 할 필요와 권리 주장의 좌절에 따른 반응은 악순환으로 이어져, 그를 사로잡은 복수심에 꺼지지 않는 연료를 공급한다. - 274-279
복수심의 원천은 무엇이고, 강렬함은 어디에서 오는가? 복수심에 사로잡힌 신경증 발병은 달느 모든 신경증 발병과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에 시작된다...지독하게 잔인한 환경, 창피와 굴욕, 무시와 노골적인 위선 같은 모든 요인이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를 괴롭히고 궁지로 몰아넣는다. 포로 수용소 생활을 수년간 견뎌 낸 사람들은 특히 자기와 타인에게 느끼는 동정심을 비롯한 부드러운 감정을 억눌러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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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공감과 관심, 애정을 얻으려 몇 번 애처롭게 시도한 끝에 잘 되지 않자 애정 어린 부드러운 감정의 필요를 모두 포기할 수도 있다.아이는 서서히 진짜 애정은 얻을 수 없을뿐더러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결정해 버린다'. 끝장에 이르러 애정을 던느 원하지 않고 오히려 비웃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이 심상치 않은 위험한 결과로 이어지는 까닭은, 애정의 필요, 인간다운 따스함과 친밀함의 필요가 호감이 가는 자질을 계발할 강력한 유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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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없다는 느낌은 엄청난 고뇌의 원천일 수 있다. 복수심에 사로잡힌 유형은 단순하고 과격한 방식으로 이런 고뇌에서 벗어나려 한다. 말하자면 그는 자신이 사랑스럽지 않고 아무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그는 남에게 잘 보이려고 더는 노심초사하지 않고, 적어도 마음속에는 사무친 원한이 켜켜이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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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복수심을 품게 만든 사람들'보다 엄청나게 훌륭할뿐더러 그들보다 한없이 훌륭해지려고 한다. 위대해져서 그들에게 창피와 굴욕을 안겨주고, 그들이 자신을 잘못 판단했고 부당하게 취급했음을 보여주려 한다. - 280
확실히 복수심을 복수심으로 자각하는 경우는 줄어든다. 오만한 복수 유형의 마음 속에서, 복수심은 부당한 행위에 대처하는 정당한 분노와 부당한 행위자를 처벌할 권리로 바뀐다. - 283
자기 혐오의 강도나 효과는 두 집합으로 분류되는 여러 요인에 달려 있다. 하나는 개인이 자부심의 지배 아래서 흔들리는 정도이다. 다른 하나는 구축력constructive forces이 자기 혐오에 반작용하는 정도에 따른다. 구축하는 힘들, 예컨대 인생을 살 만하게 만들어 주는 긍정 가치가 있따는 믿음, 구축하는 방향으로 살면서 세운 목표, 자기 자신에게 품는 따뜻한 감정이나 고마운 마음 같은 여러 힘이 자기 혐오를 중화하거나 없애 준다. - 287
자기 혐오의 외면화...오만한 복수 유형은 자신 안에서 억압하고 혐오한 모든 특징을 지닌 다른 사람들, 그러니까 그들의 자발성, 그들이 누리는 삶의 기쁨, 그들의 유화 경향, 그들의 순응 경향, 그들의 '우매함'을 모조리 혐오하고 경멸한다. - 287
비슷하게 옳아야 할 필요와 그 결과 생겨난 오만한 권리 주장은, 호전성과 공격성이 드러나고 자기 회의와 자기 비하가 의식의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하게 해야 할 필요에 따라 강박으로 바뀐다.
끝으로 신경증 환자가 타인을 대하며 드러내는 흠잡는 태도, 처벌을 주장하고 비난하는 태도, 또 어쨌든 이러한 태도를 강박으로 바꾸는 요인은 대부분 자기 혐오를 외부로 투사해야 할 절박한 필요에서 생긴다. - 291
오만한 복수 유형 신경증 환자는 타인에게 공감하는 능력이 있더라도 아주 적다. 공감 능력의 결핍을 초래하는 여러 원인은, 환자가 타인에게 적개심을 갖고 자신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데에 있다. 그런데 어쩌면 그가 타인을 무신경하 태도로 마주하는 가장 큰 요인은 타인을 시샘하고 부러워하는 마음일지도 모른다. 이런 시새움과 부러움은 쓰라린 시기심으로 이런저런 부러워하는 마음이 아니라 구석구석 몸에 밴 시기심이며, 인생 전반에 걸쳐 배제되었다는 느낌에서 유래한다. - 292
확장 유형은 통달을 뜻하는 모든 것으로 자신을 아름답게 꾸미고 계발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통달하려면 어떤 식으로든 그들보다 탁월하고 우월해야 할 필요가 충족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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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그는 어떤 우연한 사건이 발생하든 대처할 기량이 뛰어나다고 자부하며, 실제로 대처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달성하지 못할 일은 아무것도 없으며, 그런 일이 있어서도 안 된다. - 297
자기 말소 유형...타인에게 쉽게 복종하고 의존하며, 타인과 잘 지내려고 유화 행동을 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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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말소 유형은 도움과 보호, 자신을 내던지는 사랑을 갈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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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이나 죄의식, 열등감 또는 경멸감에 사로잡히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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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에게 억눌린 자기인 셈이다...자부심이나 승리, 또는우월감에 도리어 불안을 느끼고 회피하는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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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자신을 모욕하는 행동이나 태도를 보여도 자신을 방어할 수 없다. 그렇다면이런 유형이 자신을 이용하거나 착취하려는 사람들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는 것은 조금도 이상하지않다. - 298~300
우리는 소박하게도 자기 말소 유형이 오히려 타인의 공격성이나 오만, 복수심에 사로잡힌 특징을 끔찍하게 싫어하리라고 기대한다. 그런데 사실 자기 말소 유형의 태도는 분열되어 있다. 그는 확장 경향이 강한 다른 사람들을 끔찍하게 싫어하지만, 은밀하게 또는 드러내 놓고 그들을 흠모한다.
더구나 무차별로 타인을 흠모하며, 진짜 자신감과 속이 빈 오만을 구분하지 못할뿐더러 진실로 강한 힘과 자아 본위의 잔인성을 구별하지도 못한다. - 305
자기 말소 유형은 다른 어떤 신경증과 마찬가지로 발병 초기에 생겨난 필요를 자기 이상화로 해결한다...우선 이런 유형이 이상에 맞춘 자아상은 이타심, 선, 관대, 겸손, 성자다움, 고결함, 공감 같은 '사랑스러운' 자질의 혼합체이다. 둘째로 무력감, 고통, 순교 의식이 미화를 거쳐 영광스러운 자리를 차지한다. - 308
예전 행동 방식대로 내면의 입지를 굳건히 다지려고, 자신이 남에게 수용되고 인정받고 필요할뿐더러 남이 자신을 원하고 좋아하고 사랑하며 자신에게 감사한다고 느껴 다른 사람들에게 손을 내민다. 자기 말소 유형의 구원은 다른 사람들의 손에 달렸다. 따라서 자기 말소 유형이 사람들에게 의지해야 할 필요는 더 커질뿐더러 흔히 거의 미친 상태에 이른다. - 313
자책과 자기 비하가 급성으로 심각해지면, 길을 잃은 느낌이 이름 없는 공포로 커지며, 정확히 여기에서 타인에게 의지할 필요가 광기에 사로잡힌다. - 315
자기 말소 유형은 순교의 영광을 상징하는 왕관을 쓰고 용서하며 소멸할 따름이다. - 328
그가 매달리는 사랑의 열망은 깊고 강력한 원천에서 자라난다. 굴복surrender하려는 열망이자 일체가 되려는 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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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신보다 더 큰 무엇에 굴복하려는 열망은 종교 형태에 대부분 나타나는 본질 같은 요소 - 332
자기 말소 유형은 다른 유형 사람들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이 비통하게도 놓쳐 버린 속성을 가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 337
정신 내부의 갈등을 푸는 셋째 주요 해결책의 본질은 신경증 환자가 내면의 치열한 싸움터에서 물러나 스스로 관심이 없다고 선언하는 데 있다. 신경증 환자느 기운을 끌어모아 '아무 상관없다'는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면,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덜 성가시게 느끼고, 내면의 평화 비슷한 상태에 이를 수 있다. 능동적으로 살기를 그만두고 물러나야 그럴 수 있으므로, '체념'이 적당한 명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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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여기서 논의하는 신경증 해결책으로서 체념은 단지 갈등이 없는 평화에 안주한다는 의미를 은연중에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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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증 환자에게 체념은 투쟁과 분투를 포기한다는 뜻이고 작은 것에 만족하고 안주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신경증 환자의 체념은 생활과 성장을 축소하고 제한하고 생명을 단축하는 괒어이다. - 359
변화를 꺼리는 혐오감, 또는 새로운 것이라면 무엇이든 꺼리는 반감은 체념과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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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그대로이다. 이렇든 저렇든 그들의 체질은 변하지 않는다. 인생은 그대로이다. 운명에 따를 뿐이다. - 370
체념 유형의 이상에 맞춘 자아상은 대개 계발한 필요들이 미화를 거쳐 아름답게 꾸며진 결과물이다. 자족과 독립, 자족하는 평온, 욕망과 열정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 금욕, 공정 들이 혼합된 모습이다. 그에게 공정은 공격 유형의 '정의'처럼 복수심의 미화보다는 비참여와 아무 권리도 침해하지 않는 태도의 이상화이다. - 384
현실 왜곡은 일부는 신경증 환자가 타인을 긍지 체계에 따라 생겨난 필요에 비추어 바라보기 때문에 밀려든다...신경증 환자는 칭찬받아야 할 필요에 비추어 다른 사람들을 자신을 찬미하는 청중으로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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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해야 할 필요는 다른 사람들에게 흠이 있고 잘못이 있다고 몰아붙인다. 승리해야 할 필요에 비추어 다른 사람들을 추종자와 교활한 적으로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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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축호해야 할 필요에 비추어 다른 사람들을 거인으로 바꾼다. - 405
외면화는 신경증 환자가 스스로 인정하기 제일 힘들어 하는 요인이다. 왜냐하면 신경증 환자의 경험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은 신경증 환자가 자신을 외부로 투사한 모습에 비추어 드러나는 대로 존재하며, 그는 그저 그들이 행동하는 방식에 반응할 따름이기 때문이다. 신경증 환자는 다른 사람들에게 투사된 자신의 모습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 406
신경증 환자가 타인을 보고서 내면에서 솟아난 확신을 가지면, 관찰된 사실과 지성의 비판력도 아무 소용이 없다. 그는 현실에 맞게 자신을 자신으로, 타인을 타인으로 의식하지만, 강박에 사로잡힌 온갖 필요탓에 타인을 보고 내린 평가는 흔들리지 않는다. - 409
우리는 고대 의학이 전하는 지혜, 즉 치유력이 신체뿐 아니라 정신에도 내재하고, 신체와 정신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 의사는 그저 손상된 부위를 제거하고 치유력을 뒷받침하려 도움의 손길을 내밀 뿐이라는 지혜로 다시 돌아갔다. 치료의 측면에서 환상을 제거하는 과정이 지닌 가치는 방해하는 힘이 약해지면서 동시에 진실한 나의 구축력이 성장할 기회를 잡을 수 있느냐에 달렸다. - 478
환자는 정신 분석 초기 단계에도 구축하는 요소와 일치하는 꿈을 통해, 환상의 세계가 아니라 고유한 자신의 느낌에 충실한 내면 세계를 어렴풋이나마 볼 수 있다. - 4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