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변화, 큰 떨림
은섭이가 소설가가 되고, 책을 많이 팔아서 서울에다 집을 산 것도 아니고
해원이가 유명한 첼리스트가 되어 해외 공연을 다니는 것도 아니고
만인의 환호보다 한 사람의 따뜻함 때문에
웃게 되고
안심 되고
쉬게 되고
다시 시작하게 되고
좀 더 오래 머물게 됩니다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것은
자신을 닮은 사람의 마음인가 봐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1악장이에요.
솔솔솔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짜~안 한게 기분이 참 묘해져요.
참 신기하죠?
솔시레도 아니고 그냥 같은 솔솔솔을 조금 길이만 다르게 했는데 기분을 확 바꿔 놓으니 말이에요.
게다기 이 뻔한 음들을 칠 때 작지만 또 다른 변화를 줄 수도 있대요.
두번째 솔과 세번째 솔을 다르게 칠 수도 있는 거지요
그러니까 악보에 적힌대로 두번째 솔을 16분음표 그대로 치로 다음에 바로 세번째 솔이 나올 수도 있고
아니면 악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두~세 번째 솔 사이에 살짝 여유를 주면서 세번째 솔을 좀 더 깊게 치는 거지요.
앞 사진의 솔은 5마디에 나오는 솔#이에요.
그리고 10마디쯤 가면 솔#이 아니고 그냥 솔솔솔이 나와요.
여기서 또 신기해요.
솔#과 솔이니 그냥 반음의 차이인데 그 반음의 차이가 느낌이 다르니 말이에요.
뭐랄까...누런색과 노란색이라고 할까...^^
시레파 시레파 치는 부분이 있어요.
한 마디안에서 앞의 두박자는 시레파, 뒤에 두 박자는 시레#파를 치는 거지요.
시레파와 시레#파를 따로 친다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연속해서 치면 느낌이 참 묘해요.
뭉클한 마음으로 어디론가 떠오르는 듯한 느낌이랄까...
풍선이 가만히 떠다니다가 마주오는 바람에 살짝 떠오른다고 할까요...
정말 신기해요.
레와 레#, 반음의 차이인데 새로운 느낌을 갖게 만드니 말이에요.
햇살 아래 자전거를 달리며 시레파 시레파 시레#파 시레#파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뭉클한 게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