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성숙과 성장
나는 오늘날 여성 문제의 핵심이 성적인 것이 아니라 정체성에 대한 것, 즉 여성의 성장이 여성성의 신화 때문에 영속적으로 방해받고 기피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빅토리아 시대의 문화가 당시 여성들로 하여금 기본적인 성적 욕구를 인정하거나 충족시키지 못하게 했던 것처럼, 오늘날 우리의 문화 구조가 여성으로 하여금 인간으로서 자신의 능력을 개발해 발전시키려는 기본적인 욕구, 즉 성 역할 따위로 제한될 수 없는 욕구를 인정하거나 충족시키지 몫하게 막고 있다. - 163
미국에서는 처음부터 남자란 미래를 향해 자신을 던져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해왔으며...남성들이 이런 성장의 고통을 겪으면서 정체성을 찾아다니고, 또 결국에는 찾아내고야 마는 것이 미국에서는 늘 훌륭하고 옳은 일로 여겨졌다. 시골에서 자란 사내아이가 도시로 나가고, 양복장이의 아들이 의사가 되고, 에이브러햄 링컨이 독할을 했다는 이야기는 단지 가난뱅이가 부자가 된 이야기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 166
여성은 변함없어야 한다. 여성은 어린애 같아야 한다. 여성이 있어야 할 곳은 가정이라는 소리를 여성들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하지만 남성들은 변화하고 있었다. 남성은 세계 속에 존재했으며 남성의 세계는 더 넓어졌다. 그러나 여성들은 뒤에 남겨졌다. 해부학적 구조는 여성의 운명이었다. 여성은 아이를 낳다가 죽을 수도 있고, 아이를 12명이나 낳는 동안 서른다섯이 될 수도 있다. 반면 남성은 다른 어떤 동물도 가지고 있지 않은 그의 신체의 한 부분, 즉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갔다. - 172
- 베티 프리단, <여성성의 신화>, 갈라파고스,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