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매력, 정욕과 애착
현재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볼 때와 흡사하게, 사랑하는 이미지를 불 때에도 아름다움에 반응하여 뇌의 배쪽 외측 영역뿐 아니라 보상을 기대할 때 반응하는 뇌의 도파민 신경세포들도 활성을 띤다는 것을 안다. 이 신경세포들은 코카인 사용자가 코카인을 볼 때와 거의 똑같이, 실제 사람이든 그림이든 간에 사랑하는 대상의 이미지를 볼 때 활성을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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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이미지나 사람에 대한 반응과 중독성 약물에 대한 반응 사이에 유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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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열애 초기 단계에 있는 사람들과 연애를 학다가 상대방에게 차인 사람들을 조사했따. 양쪽 다 이미지에 대한 감정 반응은 특정한 생물학적 징후를 보여 주었다. 배쪽 외측 영역뿐 아니라 도파민 신경세포도 활성을 띤다는 것이었다...도파민 체계는 보상을 담당하는 뇌의 핵심 조절 체계다. 또 차이긴 했어도 여전히 상대방을 사랑하는 사람이 상대방의 이미지를 보았을 때, 도파민 보상 체계는 더욱 활성을 띠었다. 따라서 사랑은 보상 획득과 관련된 동기부여 체계가 관여하는 자연적인 중독인 듯하며, 감정보다는 충동 상태-허기, 갈증, 약물 갈망-에 더 가깝다. - 459
피셔 연구진은 매력, 정욕, 애착의 생물학적 체계들이 따로따로 진화했다는 것도 밝혀냈다. 매력은 개인이나 그 사람의 상징적 표상에 주의가 집중되는 것을 말하며, 매력에 홀리면 감정적으로 그 사람과의 결합을 갈망하고 마음이 싱숭생숭하고, 그 사람이 계속 떠오르게 된다. 한편 정욕은 성적 만족에 대한 갈망이다. 애착은 또 다르다. 애착은 사회적으로 친밀하다는 감각이자, 차분하고 편안하고 감정적으로 결합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매력이 짝 찾기의 징조이고 정욕이 성행위와 번식의 징조인 반면, 애착은 육아의 핵심을 이룬다. 매력에는 도파민 체계가 관여하는 반면,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애착은 펩타이드 호르모인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을 분비하는 체계가 관여한다. - 460
- 에릭 캔델, <통찰의 시대>, RHK, 2014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보면 베르테르가 사랑에 빠져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다가 결국은 자살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왜 사랑은 자살에 이르게까지 하는 걸까요?
엘레나 페란테의 소설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에서 릴라와 니노는 깊게 사랑에 빠져요. 그리고 릴라는 남편 스테파노를 떠나 니노와 함께 살기 위해 집을 나옵니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니노는 릴라를 떠나지요.
신들은 다른 이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서로를 탐할 수 있도록 23일 동안 이들을 구름 속에 숨겨주었다. - 503쪽
그토록 죽고 못 살고, 서로를 갈망하고, 함께 있고 싶어 했지만...결국 니노는 23일만에 릴라를 떠나요. 그리고 니노는 또 다른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섹스를 하지요. 니노에게 사랑이란 어떤 걸까요? 그토록 사랑한다고 하더니 왜 그토록 쉽게 떠날 수 있었던 걸까요?
드라마 <동백꽃 필무렵>에서 동백은 혼자서 아들 필구를 열심히 키워요. 남편이 없다고, 아이에게 아빠가 없다고, 술집을 한다고, 여자라고 온갖 수근거림과 비난과 손가락질을 받지만 필구를 위해 정말 열심 또 열심히 노력해요. 필구가 엄마에게 의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엄마도 필구에게 의지하면 살아가지요.
무엇이 필구를 그토록 아끼고 소중히 여기며 감싸도록 만들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