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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와 책임으로써의 일명 '사랑'

순돌이 아빠^.^ 2021. 6. 9. 07:01

존 브래드쇼는 <사랑 창조하기>의 서문에서 사랑에 관해 이처럼 모순되고 혼란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것은 사랑을 ‘신비화’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사랑이란 혈연관계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배웠다. 우리는 누군가가 우리 친족이라고 하면 그냥 사랑했다. 우리에게 사랑은 선택이 아니었다. 내가 배운 사랑은 의무였다...나는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사랑에 관한 규칙과 믿음을 가족에게서 배웠다. - 59

 

- 벨 훅스, <올 어바웃 러브>, 책읽는수요일, 2018

가족이나 친족이라고 하면 더 친근함을 느끼고 덜 공격적으로 될 수 있을 거에요

하다못해 같은 고향이라거나 성이 같다는 이유만으로도 뭔가 가까워진 느낌을 갖게 되잖아요

그리고 그게 사랑인지 아닌지는 따로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가족이니까 친척이니까 사랑해야 한다?

사랑을 의무로 한다?

의무인 것이 사랑일 수 있을까요?

 

저희 할아버지는 제가 어릴 때 돌아가셨어요

나빴던 기억은 없고 그냥 그리 나쁘지 않은 느낌이에요

저에게 할아버지를 사랑하느냐고 물으면 그건...

 

만약 할아버지가 살아계시고, 뭔가 필요한 것이 있으면

제가 해드릴 수 있는 한도안에서 해드리려고 할 거에요

그렇다고 사랑한다고 하기에는...

 

그렇다고 싫다는 것도 아니에요

제가 인륜과 도덕을 완전히 내팽개친 놈도 아니구요

그냥 사랑한다고 하기에는 할아버지와 제가 가졌던 관계가 너무 얇다고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