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벡, <생쥐와 인간>을 읽고
마음이 정말 쿵! 하는 글이에요
그리 길지 않은데, 그 속에 정말 인간 세상의 참 거시기 한 모습이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여러 인물들의 모습 또한 우리 사는 세상을 잘 보여주는 것 같구요
책을 다 읽고 나니 뭐랄까...참 씁쓸하면서도...그래 우리 사는 세상이 이렇지...
그게 꼭 좋다거나 나쁘다는 것도 아니고...그냥 우리 사는 세상과 인간의 모습이 이런 것 같아요
본부장님과 사모님이 나오는 얘기는 아니에요. 유명한 스포츠 스타나 정치인이 나오는 얘기도 아니구요
여기저기 떠다니며 일하는 노동자들 이야기에요.
장애가 있기도 하고 흑인인 사람들의 이야기구요.
험한 일을 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면서도
좀 더 안정되고 좀 더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꿈꾸는 노동자들 이야기에요.
내용은 씁쓸하지만
참 좋은 작품이었어요
삶이
삶으로 살아 있는 글이라고 해도 될지...
스타인벡, <생쥐와 인간>, 동서문화사, 2017
“우린 우리 땅에서 우리 힘으로 먹고 살 수 있어”
…
“...우린 그냥 거기 눌러 살 거야. 우린 그 동네 사람이 되는 거야. 떠돌아다니면서 쪽발이 주방장이 해 주는 걸 먹지 안아도 돼. 그렇고말고 우리 집과 우리 땅이 있으니 합숙소 같은 데서는 자지 않지”
…
“...땅이 별로 넓지 않으니까 죽어라 일할 필요는 없어. 하루에 예닐곱 시간쯤일까? 하루에 열한 시간씩 보리를 나를 필요는 없어. 우리가 씨를 뿌린 작물은 우리가 직접 거두어들여. 우리가 심은 것에서 얼마나 나오는지 알게 될 거야”
…
“그리고 우리 땅이니까 아무도 우리를 자를 수 없어. 꼴 보기 싫은 녀석이 있으면 ‘여기서 꺼져’라고 말하는 거야. 그럼 그 자식은 반드시 나가야 해. 친구가 놀러 오면, 남는 침대가 있으니까 이렇게 말할 거야. ‘하룻밤 자고 가지 그래’ 그럼 그 친구는 분명 자고 가겠지…” - 613
“물론 그들은 모두 원하지! 다들 조그만 땅덩어리를 원해. 큰 건 바라지도 않아. 내 거라고 할 수 있는 땅 말이야. 그럭저럭 먹고 살 수 있고 아무도 날 쫓아내지 못하는 곳 말이야. 난 그런 걸 가져본 적이 없어. 염병, 나는 이 주를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남을 위해 씨를 뿌렸지만 곡식은 내 것이 아니었어. 추수할 때는 내것이 아니었단 말일세. 하지만 이제 내 것이 될 거야. 틀림없이 그렇게 될 거야….” - 632
서커스나 야구 경기가 열리면...우린 다 함께 보러 갈 수 있었어. ‘젠장, 일은 무슨 일!’하고 그냥 보러 가면 되지. 누구한테 물어볼 필요도 없었어. 돼지도 키우고 닭도 키우고...겨울에는...작고 통통한 난로에 불을 때고...비가 오면..우린 그냥 집에 들어앉아 있었겠지” - 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