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착취.폭력/지배.착취.폭력-여러가지

착취, 소박하고 평범한 행복마저

순돌이 아빠^.^ 2022. 2. 20. 16:48

어린 알지르는 에티엔의 얘기 중에서 알아들을 수 있는 몇 마디로 자기만의 행복을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알지르가 바라는 것은 아주 따뜻한 집에서 아이들이 뛰어 놀며 마음대로 실컷 먹을 수 있는 삶이었다. - 266

 

그는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느라 목이 매어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탄광일로 단련된 남자의 거친 얼굴이 절망으로 부풀어오르더니, 굶다란 눈물이 뜨거운 빗줄기처럼 눈 밖으로 넘쳐흘렀다. 그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식탁 위에 50프랑을 내던지면서 어린아이처럼 흐느꼈다.

“자, 받아요!”그는 더듬거리며 말했다. “이게 내가 줄 수 있는 전부요..우리 몫을 모두 합친 거요!”

엄마가 울자 알지르는 놀라서 두 팔로 그녀의 목을 감싸안았다. 에스텔은 소리를 질러댔고, 레노르와 아일도 함께 훌쩍거렸다. - 285

 

새하얀 앞치마를 두른 하녀가 주인의 마차를 타고 이웃 도시로 장을 보러 간다는 사실은 여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노동자들은 배가 고파 다 죽게 생겼는데, 저들은 꼭 생선을 사야만 한단 말인가?

어둠이 짙어지면서 비가 더 세차게 내리고 아이들이 시끄럽게 울어대는 가운데, 여인네들은 여전히 탄광촌을 그들의 눈물로 채우고 있었다. - 287

 

- 에밀 졸라, <제르미날 1>, 문학동네

 

하지만 알지르는 끝내

그 소원을 이루지 못합니다.

착하고 성실했던 알지르.

 

따뜻한 집에서 아이들이 뛰어 놀며

마음대로 실컷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그 소박하고 평범한 행복조차 이루지 못하고.

 

부르주아들이 따뜻한 집에서

예쁜 옷을 입고 온갖 맛있는 음식들을 맛보며

우아한 만찬을 즐기고 있던 그 시간에.

 

착취

가난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