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같은 미물들이야...
바흐의 인벤션 1번을 공부 중이에요. 다른 곡들도 그렇듯이 그냥 악보 보고 손가락 가는대로 치자면 칠 수도 있고, 아니면 좀 더 생각해서 하자면 연습해야 할 게 참 많아요. ^^
샘 : 이 시도레를 좀 더 깊게 치면 좋겠어요. 물론 바흐니까 하프시코드로 연주한다 생각하면 (시범을 보이면서) 이렇게 담백하게 칠 수도 있을 거에요
순돌이아빠 : (큰 눈을 더 크게 멀뚱거리며) 네...
샘 : 근데 우리는 피아노로 치고 있으니까 (다시 시범을 보이면서) 이렇게 좀 더 깊게 치면 좋겠어요. 아시겠죠?
순돌이 아빠 : 아...네...(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구나~~~ㅋㅋㅋ)
하프시코드나 챔발로 연주를 들어본 적이 있어요. 피아노가 생기기 이전의 악기 소리 얘기를 하니 조금은 알 것도 같고...아닌 것도 같고... ㅋㅋㅋ
순돌이 아빠 : 정말 안 해 본 사람은 모를 거에요. 이 작은 걸 하기 위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연습을 하는지...
샘 : 맞아요. 안 해 보면 몰라요
순돌이 아빠 : 저도 그랬어요. 그냥 피아노 위에 손가락 올려 놓고 두드리면 되는 거 아니겠냐고 ㅋㅋㅋ
샘 : 맞아요. 안 해 보면 모르고,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게 음악인 건 같아요. 그래서 위대한 피아니스트들도 언제나 자신이 부족하다 생각하고 연습을 계속 하잖아요.
순돌이 아빠 : 맞아요
샘 : 그런 분들도 그런데 아버님이나 저같은 미물들이야 말해 뭐하겠어요.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게 여기까지다 만족하면서 사는 거지요
순돌이 아빠 : 맞아요
그러게요. 위대한 분들도 부족하다 노력하고, 저 같은 미물도 부족하다 노력하고...우린 함께 노력하며 사는 거네요 ^^
아참 그리고 샘!
순간에는 말하지 못했지만 지금이라도 말하고 싶은 게 있어요.
제가 미물인 건 맞지만, 샘은 미물 아니에요. 샘의 연주는 정말 훌륭하고 멎져요. 샘~~~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