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고 두려워서 즐겁고 행복한 상상 속으로 빠지는
파란 언덕 너머
상상 속에서
보이는새하얀 개와 놀고 있어요
잔디밭을 맨발로 뛰어다녀요.
산책을 나가서 보이가 소리쳐요.
하얀 개도 즐겁게 짖어요.
즐겁게 즐겁게.
하하 호호.
하하 호호.
- 그로 달레, <앵그리 맨>, 내인생의책
한편에선 아빠가 엄마를 때리고 난동을 부리고 있고
한편에선 아이가 즐겁고 행복한 상상 속으로 빠져들어요
<앵그리맨>에서 참 마음 아픈 부분이에요.
그렇게라도 무섭고 두려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거고
그렇게라도 행복하고 즐겁게 살고 싶은 거겠지요.
어릴 때부터 무언가를 읽는 걸 좋아했던 것 같아요
집에 책이란 게 잘 없었으니까
그나마 있는 책을 읽고 또 읽거나
어쩌다 신문이란 게 손에 들어오면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읽었던 것 같아요.
그때는 지금과 달라서 신문에 한자가 아주 많았어요
가로쓰기가 아니라 세로쓰기였구요.
내용을 이해하거나 못하거나를 떠나서
그냥 읽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을텐데
그래도 읽었던 것 같아요.
모르는 글자가 많고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그냥 중얼중얼 따라 읽었던 거지요.
그리고 음악을 좋아했어요.
cd도 인터넷도 없을 때였으니
가요톱텐이나 전국노래자랑을 열심히 봤던 것 같아요.
그리고 어느날부터 라디오를 많이 들었어요.
이리저리 주파수를 옮겨가며.
노래를 듣고 따라부르는 게 참 좋더라구요
지금도 책을 읽고 음악을 듣는 게 참 좋아요.
제가 직접 연주를 하고 있는 순간만큼은
다른 생각이 안 들고 오직 거기에만 집중해서 듣을 때가 많아요.
그 순간이 그렇게 마음 편할 수가 없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