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썩는 냄새가 이 주 전체에 퍼진다. 그 새콤달콤한 냄새는 이 고장을 덮는 커다란 슬픔이다. 접목도 하고, 우량종자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도 자신들의 결실을 굶주린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방법은 찾아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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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가 몇 트럭씩 땅에 버려진다. 사람들이 몇 마일 밖에서 그 과일을 주우러 차를 몰고 와서 오렌지를 주워갈 수 있다면, 열두 개에 20센트나 주고 누가 오렌지를 사먹겠는가? 호스를 든 사나이들이 그 오렌지에 석유를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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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법으로도 적발해 낼 수 없는 범죄행위가 있다. 여기에는 통곡으로도 다 표현하지 못하는 슬픔이 있따. 여기에는 우리의 모든 성공을 뒤집어 엎는 실패가 있다. 기름진 땅, 쪽 고르게 심어진 과일나무들, 단단한 나무줄기, 무르익은 과일, 그런데도 홍반병에 걸린 어린아니는 오렌지에서 수익이 오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죽어가야 한다. 검시관은 사망 증명서에 이렇게 써넣어야 할 것이다. ‘영양실조로 사망’ 그것은 식량을 썩혀야 하기 때문에, 부득이 썩혀야 하기 때문에 비롯된 죽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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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눈에 패배의 빛이 떠오르고 굶주린 사람들의 눈에 분노가 서린다. 사람들의 영혼 속에서 분노의 포도가 가득 차고 가지가 휘게 무르익어 간다. - 425
-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 동서문화사,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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