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평화.함께 살기/삶.사랑.평화-책과 영화 254

호사카 마사야스, <도조 히데키와 제2차 세계대전>을 읽고

일본이 그동안 한국(조선)이나 중국, 다른 국가나 수많은 사람들에게 미친 악영향은 이루 다 말로 할 수 없을 겁니다. 일본군 위안부, 강제징용, 난징학살 등등. 그러면 그들은 왜 그런 일을 저질렀을까요? 어떤 과정이 있었을까요? 그들은 어떤 정치를 했고 어떤 심리 상태를 가졌기에 그런 일을 저질렀을까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총리가 히틀러였고, 일본의 총리가 도조 히데키였습니다. 한 개인이 이 모든 일을 저질렀을리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 한 개인이 중요한 역할을 했지요. 히틀러는 전쟁에서 패배할 것이 확실해지자 자살을 했고, 도조 히테키는 전범 재판을 받고 처형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후회나 반성 같은 것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나 미안함 같은 것도 별로 없어 보이구요. ..

이언 커쇼, <히틀러>를 읽고

2천쪽에 가까운 분량을 가진 책이라서 읽기만 하는데도 약간 시간이 걸렸습니다. 요하임 페스트가 쓴 과는 또다른 느낌입니다. 히틀러가 어떤 심리상태를 가진 인간인지, 또 히틀러를 둘러싼 지배 집단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도 좀 더 알 수 있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니...무섭기도 하고 허망하기도 합니다. 인간이란 존재가... 어찌보면 정말 별 것 아닌 인간이란 존재가 어쩜 이렇게 끔찍한 일을 벌일 수 있었는지... 그렇게 나쁜짓을 많이 하더니 히틀러도 괴벨스도 결국 자살을 했지요. 그렇게 죽을 거 왜 그런짓을 했는지... 여러가지를 앍게 되었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책이었습니다. 요즘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죽이고 온갖 것을 때려부수고 있습니다. 나치가 저지른 일과 이스라엘이 저지르고 있는 일은 어떤..

필립 쇼트, <마오쩌둥>을 읽고

마오쩌둥에 관한 평전입니다. 읽고 있으면 머리가 어질어질 합니다. 책이 두꺼워서가 아니라 지배와 권력이란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이며, 인간의 생명이나 권리가 얼마나 쉽게 짓밟힐 수 있는지…때문입니다. 이 책 하나로 마오쩌둥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는 어렵습니다. 저 같이 별 볼 일 없는 사람의 인생도 이야기로 풀자면 이리저리 복잡할 텐데 수많은 사건과 수많은 사람과 얽혀 있는 한 인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겁니다. 다만 대략적인 면은 볼 수 있겠지요. 그리고 그 대략적인 면에서부터 시작해서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를 다시 조금 더 이해하는 것일테구요. 세상에는 악당이 참 많습니다. 한반도로 치자면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이승만-박정희-전두환 등등이 있겠지요. 세계사를 놓고 보면 히틀러, 스탈린,..

카를 오게 라스무센, <스뱌토슬라프 리흐테르 피아니스트>를 읽고

몽생종의 에 이어 두번째로 리흐테르에 관한 책을 읽었습니다. 리흐테르의 인생이나 생각 등에 관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의 음악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살아서 이런 연주를 했구나 싶고, 이런 연주를 하기 위해 이렇게 살았구나 싶습니다. 수많은 우역곡절과 복잡하게 오가는 순간 순간의 감정들을 저는 결코 알 수 없습니다. 게다가 그의 연주는 그가 내어 놓은 결과물입니다. 이 결과물을 내어놓기 위해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연습을 하고 어떻게 고민을 하고 어떻게 에너지를 쏟았는지는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그저 다만 그가 했던 말들을 통해, 그를 겪었던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본 리흐테르의 삶이 모습이 제가 듣는 그의 음악과 닮았다는 겁니다. 그의 음악을 좋아해서 그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

피터 싱어, <사회생물학과 윤리>을 읽고

인간은 왜 다른 인간을 죽일까요? 반대로 인간은 왜 자신이 위험에 처할 줄 알면서도 다른 사람을 살리려고 할까요? 죽이려는 경향과 살리려는 경향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그냥 개인의 성격 차이일까요? 그러면 그런 성격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요? 제가 갖고 있는 지식의 양이라는 게 워낙 적어서…왜 그런지에 대한 답은 알지 못합니다. 다만 인간이 그런 경향이나 성향, 행동 양태나 성격을 갖는 것은 생물학적인 요인과 환경적 요인 모두 작용하는 건 아닐까 하는 정도입니다. 폭력이나 살인을 줄이고 보다 서로를 돕고 아껴주는 사회로 가려면 방법이 있어야 할 겁니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를 알아야 그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구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우리 제 마음대로 이리저리 유전자를 바꿀 수는 없지만, 어떤 유전자..

데이비드 이글먼,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를 읽고

아마 조금만 더 어렵게 말을 했어도, 저는 이 책을 읽다 덮었을 겁니다. ㅋㅋㅋ 저 같은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이 책을 마지막까지 읽을 수 있었고, 또 뇌에 대해 조금이나마 더 알게 되었다는 건 그만큼 제 뇌도 바뀌었다는 것이겠지요. 읽는다는 것과 안다는 것 모두 뇌의 활동과 연관이 있을테니까요. 데이비드 이글먼의 도 재미 있었고, 이번 책도 재미 있었습니다. 많은 것들은 태어날 때 이미 가지고 있겠지요 어린 시절에 형성되어 잘 변하지 않는 것들도 있을 테구요. 그리고 죽기 직전까지 변하는 부분도 있을 겁니다. 그 변화가 무엇이든. 데이비드 이글먼, , RHK, 2023 하지만 인간의 가장 좋은 점은 이것이 아니다. 이보다 더 놀라운 점이 있다. 우리 시스템은 처음부터..

키에슬로브스키, <세가지 색-블루>를 보고

정말 심장을 쿵! 하고 때리는 것 같은 작품입니다. 어떤 내용의 영화냐고 묻는다면 특별히 할 말이 없습니다. 교통사고로 남편과 아이를 잃은 한 여성의 삶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거기까지입니다. 어느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지요. 그리고 저는 거기까지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말로 풀기에는 보지 않고는… 오랜만에 찾은 조용한 바닷가의 저녁 노을 보고 집으로 돌아 왔다고 하지요. 그리고 순돌이가 ‘아빠 오늘 뭐했어?’라고 묻는다면…저는 ‘음…바닷가에서 저녁 노을 봤어’라고 말 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때 그 순간 제가 느꼈던 것은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기도 하고,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주저리 주저리 말로 하는 순간 제 느낌이 뭔가 깨어지는 듯 할 테니까요. 누군가 제게 이..

정재은, <고양이를 부탁해>를 보고

어제 밤에 이 영화를 보고 잠들었는데…잠들면서도 자면서도 깨면서도 계속 생각나더라구요. 참 좋은 영화였어요. 시선 먼저 좋았던 점은 영화의 시선이었어요.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랄까… 좋다거나 싫다거나 옳다거나 그르다거나 하는 게 없어요. 그냥 바라보는 거에요. 니가 잘났든 못났든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니가 내 친구라는 게 중요한 거지요. 태희가 그래요. 혜주가 증권회사에 다니든, 지영이 청소일을 하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요. 그저 아무 일 없어도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싶고, 혹시라도 연락이 잘 안되면 집이라도 찾아가서 어찌 지내는지 알고 싶을 뿐이에요. 세상에는 사람을 위 아래로 나누길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요. 니가 힘이 세냐 내가 힘이 세냐, 니가 돈이 많냐 내가 돈이 많냐로 나누는 거지요...

다르덴, <로제타>를 보고

제가 본 다르덴 형제의 영화는 이것이 세번째 입니다. 도 좋았고, 도 좋았습니다. 는 내용도 그렇고 영상도 그렇고 연기도 그렇고 모두 모두 좋은 영화였습니다. 그런데…그냥 좋다고만 하기에는… 나쁘다는 게 아니라…로제타의 삶이…ㅠㅠ 영화의 시작부터가 마음에 쿵 하고 다가왔습니다. 우당탕탕 쿵쾅거리며 씩씩하는 그녀의 뒷모습. 영화 내내 흔들흔들합니다. 그냥 흔들거리는 것만이 아니라 진흙탕에 빠져서 허우적댑니다. 왜 이렇게 로제타의 삶은 뭐 하나 쉽게 풀리는 게 없을까요. 로제타가 뭐 특별한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닙니다. 높은 지위를 갖겠다는 것도 아니고, 많은 돈을 벌겠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평범한 삶’을 찾고 싶은 것뿐입니다. 열심히 일해서 돈 벌고, 때가 되면 음식을 먹고, 시끌할 때도 있지만 함께 ..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보고

영화는 한 사람이 죽고 나서 누가 범인인지를 찾는 과정처럼 보여요. 그런데 영화를 보고 있으면 점점 누가 살인자인지는 별로 안 중요해지고, 카야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만 중요하게 느껴지더라구요 고립된 세계 너에게 가는 길이라는 영화가 있어요. 성소수자들과 그들의 엄마가 나와요. 하루는 이들이 거리에서 행사를 열어요. 그런데 이들에게 반대한다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지요. 왜 그럴까요? 동성애자들이 이성애자들에게 '너희는 사탄의 자식이다'라고 저주를 퍼부은 것도 아니고, 트렌스젠더가 그들의 주머니를 털어 돈을 훔친 것도 아니에요. 성적인 정체성이나 지향이 다르다는 게 누구를 죽이는 일도 아니잖아요. 하지만 다르다는 이유로, 내가 원하는 대로 살지 않는다고 하는 이유로 욕을 하고 모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