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평화.함께 살기/생명.인간.마음 2153

지도자/지배자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그라이저는 히틀러한테 점수를 따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카를 부르크하르트에 따르면 “점수만 딸 수 있다면 어떤 대가도 감수할 수 있었으며 히틀러의 말은 그에게는 하느님 말이나 다를 바 없었다” 히틀러에 의해 바르테란트 관구장으로 임명되었을 때 그라이저는 “감격에 겨워 어쩔 줄 몰라했다”고 한 목격자는 전했다. 그는 자신이 “지도자 마음에 쏙 드는 사람”이며 친위대장도 안면이 있다는 사실을 틈만 나면 강조했다. - 325 - 이언 커쇼, , 교양인

신도 아닌, 완벽하지도 않은 인간

기세등등한 이미지는 부르크하르트가 도착한 직후 약간 손상을 입었다. 시중을 들던 직원 하나가 무거운 안락의자를 놓치는 바람에 히틀러가 발등을 찍혀 아파서 깡충깡충 뛴 것이다. - 268 히틀러는 언제나 강인한 정신력을 유지하는 듯 말했지만 4월 중순 나르비크에서 일이 꼬이기 시작하자 당황하여 아마추어 같은 군사적 판단력을 드러냈다. 이 당시 히틀러를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본 발터 바를리몬트 장군은 “제국의 수장인 사람의 심지가 나약하기 이를 데 없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나중에 진술했다. 요들이 쓴 일기를 인용하면서 그는 “굉장히 동요하고 평정을 잃은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 367 바르바로사 작전이 갈수록 꼬인 것은 결국 전격적으로 나가면 소련이 도미노처럼 와르르 무너질 것이라는 턱없는 오판의 결과였다...

정치, 그리고 사람을 도구나 수단으로만 여기는

히틀러는 한프슈탱글을 좋아했다. 부인은 더 좋아했다. 그렇지만 호불호의 기준은 얼마나 그 사람이 쓸모있느냐에 달려 있었다. 한프슈탱글은 확실히 쓸모가 있는 사람이었다. 말하자면 ‘사교 비서’인 셈이었다. 이 상류층 젊은이를 통해서 히틀러는 노이마이어 카페에서 월요일마다 모이던 서민 친구들과는 차원이 다른 유력 인사들과 만날 수 있었다. - 291 - 이언 커쇼, , 교양인

전쟁과 투쟁 속에서 삶의 의미와 소속감 등을 찾는

번듯한 직업을 가질 가능성은 전무했고, 그런 일자리를 얻는 데 필요한 자격도 기대감도 없었고 오래 가는 친구를 사귈 능력도 없었고 자기 자신을 반아들이라는, 아니 자기를 이 모양으로 만들었다고 원망한 사회를 받아들이리라는 희망도 품을 수가 없었다. 전쟁은 그런 히틀러에게 탈출구를 열어주었다. 스물다섯 살 먹은 젊은 이에게 전쟁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삶의 이유, 몸 바칠 목표, 동지애, 생활의 규율, 일종의 고정직, 충일감, 그리고 무엇보다도 귀속감을 안겨주었다. 군대가 히틀러에게는 집으로 다가왔다. 1916년 부상을 당했을 때 히틀러가 상관에게 내뱉은 첫마디는 “많이 다친 건 아닙니다, 중위님. 중위님하고, 우리 연대하고 같이 있을 겁니다.”였다. 전쟁이 후반으로 접어들었을 때 히틀러가 진급 대상에 오르는..

혐오감과 우월감

히틀러가 느꼈던 혐오감의 밑바닥에는 사회민주주의가 대변한 노동자 계급에 대한 사회문화적 우월감이 깔려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내가 가장 끔찍하게 여겼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잘 모르겠다’고 히틀러는 나중에 ‘하층계급’ 사람들과 접했던 시절을 되돌아보면서 ‘내 동료들의 경제적 곤중, 그들의 거친 도덕과 윤리, 그들의 낮은 지적 성숙도’를 열거했다. - 116 히틀러는 뿌리 깊은 우월감에 젖어 있었으므로 가난하고 곤중한 사람들에게 연민을 느끼기는커녕 자기가 왜 사회적으로 몰락하고 강등되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희생양을 찾기 위해 ‘사회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을 뿐이었다. - - 117 - 이언 커쇼, , 교양인 자신이 지금 어떤 처지에 있고 어떤 상태인지와 관계 없이 특정한 인간이나 집단을 혐오하거나 업..

독재나 지배와 억압을 보고 듣고 배우고 익히는

마오의 선생은 바로 그런 전통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였다. 그는 “학생을 대하는 엄격한 태도를 강조하는 부류였으며…거칠고 매섭게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마오는 훗날 회고했다. 선생은 대나무 회초리를 자주 사용했으며 학생들은 매를 맞을까 봐 항상 공포에 떨었다. ‘향 피우는 판’ 역시 공포의 대상이었다. 가는 홈이 파인 나무판 위에 꿇어앉아 향 하나가 다 탈 때까지 심한 고통을 참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물리적 환경이 학생의 마음을 침울하게 만들었다면 교육 방식은 더 심각했다. 마오와 동료 학생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그림책은 없었으며 어린아이들의 주의를 집중하게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없었다. 철저하게 반복해서 암기하는 교육 방식이었다. 2천년 동안 변함없이 전해 내려온 옛 글을 외우는 이 방..

무섭고 두려워서 즐겁고 행복한 상상 속으로 빠지는

파란 언덕 너머 상상 속에서 보이는새하얀 개와 놀고 있어요 잔디밭을 맨발로 뛰어다녀요. 산책을 나가서 보이가 소리쳐요. 하얀 개도 즐겁게 짖어요. 즐겁게 즐겁게. 하하 호호. 하하 호호. - 그로 달레, , 내인생의책 한편에선 아빠가 엄마를 때리고 난동을 부리고 있고 한편에선 아이가 즐겁고 행복한 상상 속으로 빠져들어요 에서 참 마음 아픈 부분이에요. 그렇게라도 무섭고 두려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거고 그렇게라도 행복하고 즐겁게 살고 싶은 거겠지요. 어릴 때부터 무언가를 읽는 걸 좋아했던 것 같아요 집에 책이란 게 잘 없었으니까 그나마 있는 책을 읽고 또 읽거나 어쩌다 신문이란 게 손에 들어오면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읽었던 것 같아요. 그때는 지금과 달라서 신문에 한자가 아주 많았어요 가로쓰기가 아니..

힘겨워도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는

동물들은 그해 내내 노예마냥 일만 했다. 그러나 힘겨운 노동을 하면서도 행복하기만 했다. 자신들이 하는 일은 모두 자신과 후손을 위한 것, 결코 일은 하지 않으면서 착취하는 인간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모든 노력과 희생을 아끼지 않았다. - 71 all that year the animals worked like slaves. but they were happy in their work: they grudge no effort or sacrifice, well aware that everything that they did was for the benefit of themselves and those of their kind who would come a..

관습. 억압. 수용

관습이 가령 여성이라든가 가난한 자들과 같은 전체 집단을 억압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관습은 억압받는 자들이 억압 자체를 적절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 - 또한 그들은 흔히 그와 같은 억압을 적절한 것으로 수용하고 있다 - 방식으로 억압한다. 억압적인 특성을 갖는 관습의 희생양이 된다는 것은 개인적인 원한의 희생이 된다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 - 185 - 피터 싱어, , 인간사랑

호혜성과 사기, 도덕적인 분개

우리를 도와준 사람에 대한 긍정적인 느낌으로부터 친구로서의 유대와 신뢰가 싹튼다. 받기만 하고 주지 않는 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으로부터 도덕적인 분개와 응징의 욕구가 나타난다. 호혜성이 인간의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사기를 당하는 것에 대한 혐오는 진화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 80 개인적으로 화를 내는 것이 집단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고 일반 원칙하에 놓이게 될 때, 이는 도덕적인 분개로 전환된다. … 우리는 타인의 입장에 서서 상상해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구체적인 사례들에 적용할 수 있는 일반 규칙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도움에 대한 적절한 대가, 그리고 거짓말하는 사람들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기준을 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