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평화.함께 살기/삶.사랑.평화 1308

자연이나 존재하는 것들을 소중히 여기며 교감하는

리흐테르는 어린 시절을 이렇게 회상했다. “모험과 시정으로 가득한 시절이었다. 자연을 벗 삼아 거의 공생 관계로 지냈다…우리는 자연을 사랑했고 숭배했다. 나는 일고여덟 살 무렵까지 요정과 인어의 존재를 믿었다. 내게 자연은 초자연으로 통하는 통로이자 신비로 가득한 세계였다. 자연의 모든 현현 이면에는 종교적인 무엇인가가 있었다. 나는 그야말로 동화의 세계에 기거했다” 평생에 걸쳐 리흐테르는 자연 및 그것이 낳은 모든 피조물들과 교감하는 범신론적 정서를 간직했다…이렇게 그는 어린 시절부터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깨우쳤다. - 79 - 카를 오게 라스무센, , 풍월당 https://youtu.be/rxL9sKROKkE Sviatoslav Richter - Rachmaninov: Piano..

예술과 음악, 삶을 상징하고 긍정하는

그러나 굴드가 한 가지 간과한 사실이 있다. 콘서트 홀에서 연주되는 음악은 패자와 승자를 따지지 않는다. 가령, 어느 청자가 연주회장에서 베토벤의 소나타를 경험한다고 할 때 그 시간은 다른 관객들과 공유된다. 불과 몇 분 만에 음악은 소리로 된 삶의 주기를 펼쳐 보이지만, 음악은 삶을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상징하고 긍정한다. - 377 - 카를 오게 라스무센, , 풍월당 https://youtu.be/yqewExfrxiM Sviatoslav Richter in Prague, 1959 - Beethoven Appassionata

자기 안으로, 내면으로 침잠하고 집중하는

리흐테르는 여행 중 감시의 시선에 차츰 익숙해졌지만,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나는 전적으로 무감한 인간만은 아니다. 나는 지속적인 부담감이 무척 싫다. 그렇지만 나 자신 안으로 침잠함으로써 내가 느끼는 역겨움과 싸울 수 있었다” - 312 피셔디스카우는 이렇게 썼다. “그와 같은 인간을 한두 마디로 묘사하는 건 억지스럽거니와 되지도 않을 불가능한 일이다. 리흐테르는 선뜻 매력을 발산하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자신 안으로 침잠하곤 했다.” - 345 심리학자 앨런 윌리스는 저서 에서 대중과의 만남이 리흐테르로 하여금 자신의 내부로 침잠하도록 하였다며 이렇게 적고 있다 … 만약 이를 말로 표현할 수 있다면 이런 정도가 될 것이다. ‘나는 중요한 일을 시도하려 한다. 그리고 나는 최대한 진지한 태도로 이 일..

투쟁도 경쟁도 하지 않고, 권력을 싫어하는

다그마르는 이렇게 썼다. “어느 날 스베티크는 보육원의 두 사내 녀석들에게 몰려 흠씬 두들겨 맞고 돌아왔다. 어찌나 상처가 심했던지 코피가 줄줄 흐르고 양쪽 눈에 모두 멍이 들어 있었다. 폭행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스베티크는 벽에 등을 바짝 붙인 채로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맞기만 했다고 한다. 울지도 않고 도망치거나 도와달라는 소리도 내지 않고서 말이다” … 스베티크에게 왜 맞서 싸우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스베티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스타부슈 양을 올려다보고는 이렇게 대답했다. “프로일라인 스타부슈, 선생님은 아시지 않나요? 저는 싸움을 할 수 없어요. 저는 아주 다른 종류의 아이라구요!” … 다그마르에 따르면 스베티크는 단 한번도 전쟁놀이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무기나 사격, 경쟁, 거..

윤리와 선의 증진

때문에 우리는 규칙을 통해 자연스럽게 본성을 전체 선을 증진하는 데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301 그런데 그와 같은 윤리는 성인군자들에게나 적합하다. 엄격한 윤리적 표준에 부합하지 못함에 좌절한 도덕적인 죄인(?)들은 화가 나서 그러한 윤리가 이상을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고 치부해 버릴 것이며, 그러한 윤리가 보통 사람들에게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여 무시해 버리려고 할 것이다. … 결론적으로 정상적인 사람들을 위한 윤리는 지나친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 적절한 기준을 제시한다 함은 윤리가 요구하는 기준이 현실적인 기대를 갖는 사람들에게 권장될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맞추어 살 수 있을 정도를 요구함을 말한다. - 302 규율을 막연한 지침이 아닌 인간관계에 관한 것으로 만..

생물. 진화. 윤리

사회생물학은 윤리가 집단이라는 맥락에서 발전한 인간의 이성적 사고 형식임을 밝혀주고 있으며, 그러한 사고 형식이 좀더 제한적이며 생물학적 근거를 갖는 이타성의 기초 위에 세워진 것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윤리는 이와 같은 규명을 통하여 신비로운 색채를 벗어던진다. 윤리 원리들은 하늘나라에서 쓰여진 법칙들이 아니다. 그것은 직관을 통해 파악될 수 있는 우주에 대한 절대적 진리도 아니다. 윤리 원리들은 사회적 이성적 존재로서의 우리의 본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편 진화 이론에 근거하여 윤리를 바라본다고 해서 윤리가 단순히 주관적 느낌이나 임의적 선택의 문제로 환원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윤리적 판단이 외적 권위로부터의 명령이 아니라고 해서 그러한 판단이 여타의 판단과 다를 바 없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공평무사함과 이익 동등 고려 원리

우리는 윤리적 논쟁의 이성적 해결을 향해 진보해 나갈 수 있으며, 이와 같은 진보는 전체로서의 사회에 비추어 우리의 행위를 정당화한다는 이념에 내재해 있는 공평무사함이라는 요소를 취함으로써, 그리하여 이를 윤리 원리에로 확장함으로써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여기서 원리란 결정에 의해 영향을 받는 모든 사람들의 이익을 동등하게 고려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원리는 내가 윤리적 판단을 내리는 경우, 전적으로 공정한 관점으로부터 결정을 내리길 요구한다. 여기서 공정한 관점이란 내가 의도한 행동을 통해 내가 얻는 바가 있을지의 여부와 무관하게 취하는 관점을 말한다. 그와 같은 결정에 이르는 한 가지 방법은…나의 결정을 통해 영향을 받는 모두의 삶을 상상해 보고 내가 거기에 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를 묻는 것이다..

관습이나 윤리에 대한 탐구와 검토

관습적 도덕의 경계를 깨뜨리고 그것을 넘어서는 이성은 소크라테스의 삶과 죽음에 고전적인 모습으로 구현되어 있다. 플라톤이 그를 묘사한 곳을 살펴보면,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살던 시기의 관례적인 도덕에 의문을 제기하며 아테네의 시장 바닥을 배회하고 다녔다. … 우리 모두는 소크라테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안다. 그는 사형을 언도받았으며 극약을 마시게 되었다. 비록 재판은 그의 정적들의 부추김을 받아 이루졌지만 아테네의 젊은이들을 타락시켰다는 고발은 적절한 것이었다. 즉 관습적인 도덕의 기준에서 보았을 때, 소크라테스는 분명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관습적 도덕은 관습적 기준 자체를 문제삼는, 이성적 탐구를 통해 이루어지는 상세한 검토를 간과할 수 없었다. “검토되지 않는 삶은 살 만한 가치가..

집단 이타성과 공동체

집단 이타성에로 나아가는 성향은 문화의 영향으로 인해 고양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바꾸어 말해 그러한 성향은 집단의 이익보다 자신의 이익을 지나치게 앞세우는 자들을 처벌하거나 집단을 위해 희생한 자들에게 상을 주는 방법 등을 통해 고양되었을 것이다. - 92 어찌되었건 일단 혈연에 대한 의무가 충족되고 나면 ‘우리 것’의 경계가 우리가 동일시하는 다음으로 큰 공동체에까지 확대되며, 그것이 지방이건 지역 집단이건, (같은 지역에 거주한다는 데에 근거하지 않고) 민족이나 계층적 배경 또는 종교적 신념이라는 공유된 특성에 근거하건 그와 무관하게 확대된다. … 우리에게는 집단과 동일시하려는 성향이 있으며, 집단의 성쇠를 어느 정도 자신의 성쇠와 같이 보려는 경향이 있다. 이와 같은 특징은 국가에 대한 사람들의 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