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습적 도덕의 경계를 깨뜨리고 그것을 넘어서는 이성은 소크라테스의 삶과 죽음에 고전적인 모습으로 구현되어 있다. 플라톤이 그를 묘사한 곳을 살펴보면,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살던 시기의 관례적인 도덕에 의문을 제기하며 아테네의 시장 바닥을 배회하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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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소크라테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안다. 그는 사형을 언도받았으며 극약을 마시게 되었다. 비록 재판은 그의 정적들의 부추김을 받아 이루졌지만 아테네의 젊은이들을 타락시켰다는 고발은 적절한 것이었다. 즉 관습적인 도덕의 기준에서 보았을 때, 소크라테스는 분명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관습적 도덕은 관습적 기준 자체를 문제삼는, 이성적 탐구를 통해 이루어지는 상세한 검토를 간과할 수 없었다. “검토되지 않는 삶은 살 만한 가치가 없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판결을 위해 투표를 하려는 자들에게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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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단계에서는 소크라테스가 당대의 관례적 기준을 검토해 보았던 것처럼 관습 자체가 검토 대상이 된다. 그와 같은 단계에 이르기 위해서는 이전의 경향을 단순히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미지의 것에로의 도약이 요구된다. - 187
관습적 도덕으로부터 도덕적 사고 단계로의 전환은 상대주의의 반응에서보다는 윤리의 이성적 토대를 찾고자 하는 소크라테스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 190
2백 년이 채 되지 않은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 중 상당수는 아프리카인이 윤리적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그들은 아프리카인을 거두어서 필요한 작업에 쓸 수 있는 자원으로 간주했다.
이와 유사하게 영국으로부터 이주한 수많은 정착민들은 호주의 원주민들을 일종의 해충(편의에 의해서 언제든지 사냥해서 살해할 수 있는)과 같은 존재들이라 생각했다. - 208
- 피터 싱어, <사회생물학과 윤리>, 인간사랑
관습이나 윤리라는 것이라고 해서
언제나 옳은 것도 아니고 언제나 그른 것도 아닐 것.
인간과 인간 관계의 산물이자 인간 공동체가 만들어가는 것
따라서 그것은 변할 수 없는 진리도 아니고 영원한 존재도 아닌 것
사람에 따라 다시 탐구해 보고
사회에 따라 새롭게 검토해서
유지할 수도 있고
바꿀 수도 있는 것
탐구도 싫고 검토도 싫다는 것은
기존의 것을 그대로 유지하기만 하려는 것이고
생각하는 것도 귀찮고
토론하는 것도 불편하다는 것
심한 경우에는 자신의 뜻과 다른 이들을
비난하고 감옥에 가두고 죽이려하는 자들도 존재.
아테네의 소크라테스가 시민들에게 했던 일이
과연 그런지 정말 그래야 하는지를 되물었던 것
아프가니스탄과 이란의 여성들이
한국의 동성애자들 또한 정말 그래야 하는지를 되묻고 있는 것
되묻고, 되물을 수 있어야
건강하고 성숙할 사회가 되는 것
고인물은 썩을 것이며
새롭게 돋아나는 샘물은 시원하고 맑을 것
그리고 여전히 불완전하고 모자람이 많더라도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이성이나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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