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착취.폭력/지배.착취.폭력-책과영화 237

베네딕트 앤더슨. <상상의 공동체-민족주의의 기원과 전파에 대한 성찰>

- 민족은 본래 제한되고 주권을 가진 것으로 상상되는 정치공동체이다. - 25쪽- 민족은 제한된 것으로 상상된다...민족은 주권을 가진 것으로 상상된다. - 26쪽 -민족은 공동체로 상상된다. 왜냐하면 각 민족에 보편화되어 있을지 모르는 실질적인 불평등과 수탈에도 불구하고 민족은 언제나 심오한 수평적 동료의식으로 상상되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지난 2세기 동안 수백만의 사람들로 하여금 그렇게 제한된 상상체들을 위해 남을 죽이기보다 스스로 기꺼이 죽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이 형제애이다. - 27쪽 - 시오니즘(Zionism)의 출현과 이스라엘 탄생의 의미는 전자는 고대의 종교동동체를 그 지역에 있는 다른 민족들 중의 한 민족으로 재상상할 수 있게 하며, 후자는 유랑하는 신도들을 지역적 애국자로 연슴술처럼..

넷플릭스, <카키 - 비하르 챕터>를 보고

인도 영화하면 흔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볼리우드 식의 화려한 춤과 노래입니다. 샤룩 칸 같은 인기 배우들도 떠오르구요. 넷플릭스와 같은 서비스가 생기기 전에는 제가 접할 수 있는 대부분의 인도 영화가 그런 작품들이었습니다. 넷플릭스가 생기고 나서 좋은 점 하나는 훠~~~얼씬 다양한 인도 영화나 드라마를 접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화려한 춤과 노래는 없지만 진지하고 묵직하게 인간과 사회를 바라보는 작품이 많습니다. 여성에 대한 폭력 사건을 배경으로 한 이나 인도의 계급과 빈곤의 문제를 다룬 같은 작품이 그렇지요. 모두 재미있기도 하고, 여러가지를 생각케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이번에 본 도 재미 있었습니다. 드라마의 배경은 인도, 인도 가운데서 더 가난하고 범죄가 많다는 비하르 지역을 배경으로..

노다 마사아키, <전쟁과 죄책>을 읽고

책을 읽다보면 이런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누군가 이 책을 읽겠다면 내 돈을 주고라도 사주고 싶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싶은 거지요. 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에 참여 했던 일본군의 심리를 다룬 책입니다. 심리를 다루고 있으니 당연히 그때 어떤 짓을 했는지도 나오겠지요. 그리고 그들이 어떤 짓을 벌였는지를 잠깐 읽는데도…힘이 듭니다. 아…인간이 정말… 제가 지금까지 읽어본 몇몇 사례를 비춰보면 일본보다 더 악독하고 잔인한 짓을 벌인 집단이나 국가가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도저히 우리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짓을 너무나 많이 저질렀습니다. 인간이 이보다 더 잔인한 짓을 저지른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싶습니다. 그런데 또 하나 놀라운 것은 그런 짓을 저지르고도 반성도 사과도 하지 않는다..

조지 오웰, <동물 농장>을 읽고

제가 딱 좋아할만한 글입니다. ^^ 뭐랄까…작가의 문제 의식 같은 게 싱싱하게 살아있다고 할까요? 글 속의 이야기도 참 재미있구요. 물론 그냥 재미있다고만 하기에는 참 씁쓸합니다. 인간이란 존재가… 스탈린이 지배하던 소련 사회를 빗댄 작품이라고 합니다. 나폴레옹이나 스노볼이라는 인물부터 해서 동물과 동물들, 동물과 인간들 사이의 관계들까지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모습이지요. 마치 이나 같은 책의 핵심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 같기도 하구요. 스탈린과 소련이 너무 너무 문제가 많았기 때문에 쉽게 다른 것과 비교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다만, 스탈린과 소련의 사례를 가지고 다른 국가나 사회의 모습을 비춰볼 수는 있겠지요. 혁명과 해방을 외치던 자들이 어떻게 다시 지배자가 되어 민중들을 착취하고, 그들을 억압하고 ..

로버트 서비스, <스탈린, 강철 권력>을 읽고

히틀러도 그렇고 스탈린도 그렇고 박정희도 그렇고 전두환도 그렇고 그들의 악행을 일일이 다 설명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하나의 이유는 나쁜 짓을 너무 많이 해서일 거고 다른 하나는 도대체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느냐일 겁니다 그런 인간들은 왜 그런 인간으로 살다 죽었을까요 온갖 패악질을 다 부렸지만 결국 말년이나 죽음이 그리 좋아 보이진 않는데도 말입니다 수백만의 사람을 죽일 수는 있지만 삶에서 평안과 행복을 얻지 못했지요. 무엇이 그들을 그런 인간으로 만들었을까요 이 한권의 책으로 스탈린이 어떤 인물인지 알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래도 이 한권의 책으로 그 잔인하고 끔찍했던 시대에 대해 어느만큼은 알 수 있겠지요 가 패악질을 당하는 보통 사람의 이야기라면 은 패악질을 부리는 놈이 인생과 정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마루야마 마사오, <현대정치의 사상과 행동>을 읽고

정말 정말 좋은 책이었습니다. 어느 꼭지 하나 놓치기 아까울 정도였습니다. 생각도 명확한데다 글도 깔끔해서 훌륭한 글을 편안하게 읽었습니다. 또 그런만큼 많이 배웠습니다 정치라는 거, 지배라는 거 그리고 인간의 정신과 행동이라는 것들에 대해서요. 세월이 지나고 제가 살면서 읽었던 책 가운데 좋았던 것들을 꼽아보라며 그 가운데 하나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마루야마 마사오, , 한길사, 2007 일본 국민을 오랫동안 예종적인 상황에 몰아넣었으며, 또 전 세계에 대해서 제2차세계대전으로 몰고갔던 이데올로기적 요인…사상구조 내지 심리적 기반. … 이데올로기…그것은 오늘날까지 일본 국민 위에 열 겹 스무 겹의 보이지 않는 그물을 펼쳐 놓고 있었으며, 심지어 지금도 국민들이 그런 속박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지 못..

한나 아렌트, <전체주의의 기원>을 읽고

그냥 잘 읽었다거나 그냥 좋았다고 하기에는 모자란 너무 너무 훌륭하고 깊이 있는 책입니다 세상에 이런 책이 몇 권이나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한나 아렌트의 노력에 감사드리고 그녀의 사유에 또 한번 감사드립니다. 저 같은 사람은 27번쯤 다시 태어난다 해도 하지 못할 일이고 쓰지 못할 글입니다. 별점을 3천개 줘도 모자랄 정말 정말 훌륭한 책입니다. ^.^ 한나 아렌트, 우리의 미래가 이보다 더 예측 불가능한 적은 없었으며, ‘상식과 자기 이익의 규칙을 따를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는 정치 세력들에게-다른 세기의 기준으로 판단하면 순전한 광기처럼 보이는 세력들에게-이보다 더 의존한 적은 결코 없었다. 인류가 마치 인간의 전능을 믿는 사람들(대중을 조직하는 방법을 안다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들)과..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를 보고

총 8회의 에는 4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이비에 관한 거지요. 1-3회까지는 J에 관한 것입니다. J는 아는 사람은 아는 유명한 사람이지요. 스스로를 하느님, 주님이라고 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J를 신처럼 여기며 그를 따릅니다. 이 작품의 방영을 앞두고 J측에서는 법원에 방송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민감한 내용이 담겨 있다는 거겠지요. 이 작품을 보신분들은 아마도 저처럼 큰 충격을 받았을 것 같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어났는지, 과거 자신이 저지른 일로 10년동안 감옥에 있었으면서도 출소 후 같은 일을 반복하다니…피해자들의 고통은 여전히 진행중이고… 저도 언제부턴가 사이비 같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

<히틀러 - 파시즘의 진화>를 보고

제가 어릴 때는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은 tv에 나오는 ‘토요명화’ ‘명화극장’ 등의 시간뿐이었습니다. 극장은 가 본 적도 없고, 컴퓨터나 인터넷도 없었으니까요. 주말이 되면 영화 하는 시간을 기다렸다 보는데, 그때 많이 봤던 영화의 내용이 2차세계대전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주로 미군이 착한 편, 독일군이 나쁜 편이었지요. 독일군은 그냥 나쁜 놈이었습니다. 왜 독일군이 나쁜 놈인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일본놈이 나쁜 놈이듯 독일놈도 그냥 나쁜 놈이었지요. 히틀러가 뭔지, 유대인이 뭔지도 몰랐어요. 세월이 흐르고, 세상 돌아가는 일이나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조금씩 알게 됐어요. 아주 조금 알게 된 것 같은데도 너무 놀랍더라구요. 어떻게 이런 일이… 첫 ‘어떻게 이런 일이’는 유대인 학살이었어..

미카일 하네케, <하얀 리본>을 다시 보고

정말 묵직하고 훌륭한 작품입니다.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이 있으면서도 섬세하다고 할까요 마음이 좀 무거워지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인간의 어두운 면을 묘사하다 보니… 시골 또는 농촌 영화의 배경은 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기 직전 독일의 어느 시골 마을입니다. 시골이나 농촌을 떠올리면 낭만과 여유, 인간적인 정情 같은 게 떠오르기도 합니다. 맑은 공기와 푸른 하늘, 넓은 자연의 모습들. 그리고 그곳에는 또 다른 일들이 벌어지기도 하지요. 에서 아빠가 영우를 시골 학교로 전학시킵니다. 영우에게 장애가 있다고 학교 애들이 괴롭혀서요. 도시보다는 낫지 않겠나 싶었던 거지요. 하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습니다. 농촌 지역이라고 해서 괴롭힘이 없는 게 아니지요. 도시도 농촌도 다 사람 사는 데다 보니 착한 사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