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러운 땅에 성스러운 자유가 오기를 (2)
아이들에게도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평화롭게 삶을 누리고, 자유롭게 생각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권리 가운데 하나는 놀 수 있는 권리입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곳은 예전에 농구장이었습니다. 쉽게 상상을 해 봐도 붉은 공을 들고 이리 저리 사람들이 뛰어다니며 놀던 곳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놀지 않습니다. 아니 놀 수가 없는 곳이 되어 버렸죠.
두 번째 사진은 첫 번째 사진의 농구장 바로 옆입니다. 그냥 보시면 뭐 특별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그런데 사진 속에 보이는 이 곳은 예전에는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와서 공을 차고 놀던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곳에는 이스라엘인들의 아파트가 들어서 있습니다. 제루살렘에서 이스라엘인의 수는 늘리고 팔레스타인인의 수는 줄이려는 이스라엘 정부 정책 때문입니다.
결국 팔레스타인 아이들은 농구장도 축구장도 빼앗겨 버렸습니다.
가게를 닫을 수도 없고 열어둘 수도 없고
제루살렘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하싼씨는 요즘 고민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이스라엘이 제루살렘에 콘크리트 장벽을 쌓고 나서부터 도저히 장사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가게 위치가 다른 마을로 이어지고, 제리코로 오가는 길목이기도 해서 예전에는 앉아서 쉴 틈이 없었다고 합니다. 대략 잡아도 하루에 손님이 200명 정도 왔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장벽이 도로를 가로막고, 팔레스타인 마을을 두 동강 내고 나서부터 손님이 뚝 끊겨 지금은 손님이 하루에 10명 정도라고 합니다. 한참을 앉아서 인터뷰도 하고 차도 마시는데 정말 손님이 한명도 오지 않았습니다. 거리를 봐도 지나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문제는 손님이 오지 않는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은 장사를 하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매년 엄청난 세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만약 세금을 제때 못 내는 사람이 차를 가지고 체크 포인트(검문소)를 지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자동차를 압수해 버린다고 합니다.
하싼씨의 경우는 본인뿐만 아니라 두 아들이 함께 일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사는 되지 않고 세금은 엄청나고, 가게를 팔자니 사정을 아는 사람이면 가게를 살 사람도 없어 엄청난 돈을 투자 했지만 건질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지금 가게를 닫지도 계속 운영하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제루살렘에 사는 팔레스타인인들을 괴롭히고 내쫓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세금입니다. 누구는 ‘세금 공격’이라고도 불렀습니다.
예를 들어 어느 집에 아이가 생기고 결혼을 해서 집을 짓거나 증축을 하기 위해서는 건축 허가를 얻어야 하는데 건축 허가를 얻는대만 일 년 치 수입을 다 쏟아야 할 지경입니다. 물론 건축 허가를 잘 내어주지도 않구요.
아이들은 태어나고 몰수다 주택 파괴다 해서 살 공간은 계속 줄어만 가니 못 참겠으면 떠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번 떠난 사람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습니다.
장벽이 부수고 있는 일상의 삶
이스라엘은 제루살렘 내부에도 콘크리트 장벽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콘크리트 장벽 공사가 끝나면 장벽 저쪽에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거주권을 모두 몰수할 계획입니다. 거주권이 없는 사람들은 장벽 이쪽으로 들어와 살 수 없게 되고, 그렇게 해서 팔레스타인인의 수를 줄이는 거죠.
흔히 보안상의 이유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가르기 위해 장벽을 짓는 것처럼 말하지만 말입니다.
이스라엘이 그동안 벌인 전쟁의 핵심 목표는 영토 확장, 팔레스타인인들의 추방 그리고 이를 통한 팔레스타인 전역의 유대 지역화입니다.
게다가 최근 몇 년 사이에 이스라엘은 혹시라도 ‘평화’가 올까봐 제루살렘의 유대 지역화를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쟁을 통해 다 내쫓지 못한 팔레스타인인들을 온갖 이유를 들어 내쫓는 전쟁이 지금도 진행 중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생존의 권리뿐만 아니라 자유롭게 놀 권리도 빼앗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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