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지난 09년 11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던 날 광화문에서 있었던 한 집회의 모습입니다. 약속이 있어서 광화문을 나갔다가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한국이 파시즘 체제로 간다면 아마 이 분들이나
시청 앞에서 성조기와 태극기를 함께 흔들며 '미국 만세' '전쟁 만세'를 외치시는 분들이 앞장 서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본주의에 대한 지지와 노동운동이나 여성운동 등에 대한 적대감,
북한이나 공산주의와 같은 외부의 적에 대한 공포와 강한 민족에 대한 열망,
힘을 숭배하는 태도와 옆에서 뜯어 말리려고 해도 잘 안 되는 열정,
그리고 이 모든 것에 앞장 서는 국가.
제가 계속 관심 가지는 주제도 ‘인간은 왜 악에 열광하는가’입니다.
그렇다고 월드컵 때를 보거나 이명박 정권을 보고 파시즘이라고 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는 듯 싶습니다.
또 파시즘을 대중의 열광으로만 보기 보다는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정치경제적인 상황에 대한 고민이 더 많아야 하겠습니다.
“파시즘은 일관되고 논리 정연한 철학에 연결돼 있다기보다 파시즘적 행위를 형성한 일련의 ‘결집된 열정’에 연결돼 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그리고 그 바닥에는 열정적인 민족주의가 깔려 있었다. 이와 연관된 것으로는 역사를 선과 악, 순수와 타락의 싸움으로 보는 음모론적이고 이분법적인 시각이 있다. 물론 자신들의 공동체나 민족은 그 속에서 희생양이 되어왔다고 본다.” - 108쪽
‘열성적인 - 혹은 시기심 많은 - 시민들로부터 들어오는 고발이 워낙 철저했기 때문에 게슈타포 조직은 시민 10,000~15,000명당 경찰을 한 명만 배치해도 별 문제가 없었다.’ - 309쪽
‘훗날 전쟁을 치르던 중 노예 노동이 도입되어 수많은 독일 노동자들이 주인의 위치로 격상되자 노동자들의 만족감은 더욱 커졌다.’ - 311쪽
‘총통 개인의 기벽보다는 독일 국민이 그를 통해 이루려 한 것은 무엇이며 그가 거의 최후의 순간까지 수행했던 역할은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정신 분석이 필요한 대상은 지도자들이 아니라 파시스트 대중일지도 모른다.’ - 4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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