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집에 손님이 왔다 가셨습니다. 서너 시간 즐겁게 밥도 먹고 맥주도 한 잔하고 차도 마시다 가셨습니다.
쌓여 있는 그릇들을 씻으면서 그분들과 함께 하며 즐거웠던 시간을 떠올립니다.
손님을 맞을 때는 너무 많은 것을 준비하지 말고 가볍게 차려야 할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반가운 마음에 손님 맞을 계획을 세웠다가도 손님맞이 준비에 힘이 많이 들어가면 사람보다는 일이 먼저 마음에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찾아올 사람보다 해야 할이 일이 먼저 마음에 다가오면 이미 손님맞이 예절에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손님맞이에 가장 중요한 예절은 그 사람이 왜 나를 찾으며, 내가 어떻게 그 사람을 맞을지를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손님이 되어 사람을 찾아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거한 접대 받을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주인이 나를 얼른 해치워 버려야 할 짐으로 여기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상에 차린 것이 적다고 나를 소홀히 여긴다고 생각지 말고 주인이 나를 대하는 마음이 진실한 지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선물을 준비할 때도 큰 것보다는 마음이 담긴 것이 좋습니다. 선물 없어도 부끄럽지도 어색하지도 않으면 더욱 좋겠지요.
빈손으로 찾아가는 것이 예절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 빈 마음으로 찾아가는 것이 예절에 어긋나는 행동입니다.
맞이하는 사람도 찾아가는 사람도 부담이나 힘겨움이 없어야 서로를 기쁘게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내가 맞이하고 내일은 내가 찾아가도 언제나 즐거울 수 있습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거친 밥을 먹고 맹물 마시며, 팔뚝 접어 베개 삼아도 즐거움은 그 가운데 있다네. 의롭지 않은 부귀는 내게 뜬구름과 같나니. - [논어]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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