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놀다가 집에 와 보니 반가운 선물 하나 도착해 있었습니다.
한 초등학교의 특수학급문집이었습니다.
여기저기 펼쳐 글을 읽다보니 아이들이 무엇을 하며 살았는지도 느껴지고
아이들과 함께 하며 이 책까지 만든 선생님의 마음도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좋은 글이란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한 학생의 글을 볼게요.
5월10일 월요일
<성철이>
성철이가 아파서 안 왔다.
성철이가 안 와서 기분이 안 좋다. 나았으면 좋겠다.
글이란 것은 마음을 드러내기 위해 필요한 것일 겁니다.
따라서 좋은 글이란 겉이 화려하거나
누군가가 쓴 멋진 말을 잘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잘 드러낸 글이지 싶습니다.
2010년11월11일 목요일 날씨 흐림
<예술활동>
미술실에서 흙으로 냄비를 만들었다. 또 흙으로 돼지를 만들었다.
학교 끝나고 병원에 가서 손 풀르고 싶다. 오늘은 슬펐다. 손이 불편했기 때문에.
내가 화가 나니까 천둥 번개도 쳤다. 크게 우르릉 쾅쾅쾅쾅!
한 학생이 담임 선생님을 이렇게 그렸네요. ^^
잘 쓰려고, 잘 그리려고, 잘 부르려고
없는 마음까지 쥐어 짜 내다보니
자신의 마음도 다른 이의 마음도 울리지 못할 때가 많은 세상에서 만난
고마운 행복이었습니다. ^^
'이런 저런 것들 > 스치는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님이 가신 뒤 설거지를 하며 (0) | 2011.03.14 |
---|---|
美眞心人 (0) | 2011.03.09 |
눈 온 날, 시간을 생각하며 (0) | 2011.03.01 |
윤동주, 66년 (0) | 2011.02.16 |
사람이 사람에게 (0) | 2011.0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