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시인 윤동주가 떠난 지 66년이 되는 해라네요.
지난 1995년, 시인이 떠난 지 50년이 되던 해에 문학사상사에서 윤동주 전집 1, 2권이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윤동주와 김소월에 한창 빠져 있던 때라 책을 사서 읽고 또 읽었지요.
2002년 인도에서 몇 달 지낼 때도 이 책을 들고 가서 밤이면 종이에 시 한 편씩 옮겨 적곤 했습니다.
'쉽게 씌어진 시'에서
시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지금 시인이 살아 있다면
오늘 이 땅에 아침이 왔다고 할지 아니라고 할지 모르겠네요.
오랜 세월 전
시인이 아침을 기다렸듯이
지금 세상 이곳 저곳에서는
또 다른 아침을 기다리는 이들이, 시인들이 살고 있겠지요.
팔레스타인 시인 마흐무드 다르위시의 시를 읽습니다.
팔레스타인에서, 이라크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집트에서
세상 모든 곳
아침을 부르는 이들과 함께
희망에 대하여
-마흐무드 다르위시(Mahmoud Darwish, 1941~2008)
나에게 그런 말은 하지 말라
'알제리아의 찐빵장수나 되어
혁명가들과 어울렸으면'
나에게 그런 말은 하지 말라
'예멘의 목동이나 되어
부활을 노래했으면'
나에게 그런 말은 하지 말라
'하바나의 급사나 되어
억압받는 사람들의 승리나 기원했으면'
나에게 그런 말은 하지 말라
'아스완댐의 젊은 수문장이나 되어
바위를 위해 노래했으면'
나의 친구여
나일강은 볼가강으로 흐르지는 않네
콩고강이나 요단강이 유프라테스강으로 흐르는 것도 아닐세
모든 강은 그 자신의 시원(始原)이 따로 있고
제 가는 길이 따로 있고 제 삶이 따로 있지.
우리의 조국은 친구여, 황폐한 나라가 아니라네.
때가 되면 모든 나라는 새로 태어나고
모든 전사(戰士)는 새벽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