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찾으러 은행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은행 근처에 경찰관 한 명이 조금 황당한 표정으로 서 있더라구요. 몇 걸음 옮겨보니 그 옆에 한 남자가 길에 누워 자고 있고 옆에는 깨진 소주병이 있었습니다. 그 남자가 데려온 것으로 보이는 하얀 강아지 한 마리는 나무에 묶인 채 지나는 사람들을 보면 좋아라 했습니다.
은행에서 돈을 찾아 나오는데 누워 자던 남자가 소리를 지릅니다.
이 개새끼야!
씨발 새끼들아!!
우리는 알 수도 볼 수도 없지만 지금 저 사람은 꿈속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있는 거겠지요. 그래서 그 사람을 향해 개새끼라고, 씨발 새끼라고 하는 거겠지요.
누구였을까요?
어린 시절 술 먹고 집에 들어와 자신과 엄마를 두들겨 패고 욕을 해 대던, 지금은 하늘나라로 간 아버지였을까요?
오랜 고향 친구라고 그렇게 믿었건만 힘들게 모은 돈을 사기 쳐 날아난 친구였을까요?
돈 없고 학벌 없다고 늘 무시하는 눈초리로 바라보는 세상 사람들이었을까요?
누가 당신을 그렇게 화나게 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