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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발생과 표출의 방향

순돌이 아빠^.^ 2015. 2. 21. 19:47

형 펠리스와 홍당무는 나란히 서서 일을 하고 있었다. 둘 다 곡괭이를 들고 있었다.
...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형의 곡괭이가 홍당무의 이마 한가운데를 내리찍었다.

잠시 후, 조심스럽게 침대에 옮겨져 누운 사람은 홍당무가 아닌 펠릭스였다. 홍당무의 이마에서 흐르는 피를 본 펠릭스가 그만 기절을 하고 말았던 것이다.
...
르픽 부인이 홍당무에게 말했다.

“항상 네가 문제야! 제발 조심 좀 해라. 바보 같은 녀석!”


- 질 르나르, <홍당무> 가운데






A 때문에 화가 난다, 분노가 생겼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어떤 때는 이미 분노가 마음 속에 있었고 A를 계기로 터져 나왔을 수도 있습니다.

또 아니면 이럴 수도 있지요. A와는 관계없는 이유로부터 이미 분노는 생겨 있습니다. 그리고 넘치는 에너지는 터질 방향을 찾고 있지요. 게다가 이미 마음에는 그 분노를 A를 향해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필요한 것은 건수지요. 걸리기만 걸리면 되는 겁니다. 키가 크면 키가 크다고, 숨을 쉰다면 숨을 쉰다는 이유를 들이밀어 A에게 분노를 터트리겠지요.

A 때문에 화가 났다고 하지만 사실은 B 때문에 화가 나 있던 것을 건수를 잡아 A에게 쏟아낸 겁니다.

그러면 왜 B 때문에 생긴 분노를 A에게 터뜨리는 걸까요? 자신보다 B가 힘이 세고, 자신보다 A가 힘이 약하면 분노가 A를 향하기 쉽겠지요.

또 본인도 왜 분노하게 되었는지 모를 수도 있습니다. 무의식 속에 B 때문에 생긴 분노의 에너지가 쌓여 있으니, 의식으로는 B 때문인지 모르는 거지요. 의식은 그냥 A 때문이라고 가리키고 있는 거구요. 



아주 깊은 곳에 있어 어디서 발생했는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저 깊은 곳에서 만들어져 약한 곳을 찾아 뚫고 나온 용암처럼.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용암이 터져 나온 모습만. 그 발생은 저 깊은 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