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영아는 빈 서판이나 백지는커녕 모든 유인원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의제agenda를 가지고 태어나며, 미리 프로그램된 내용에 따라 출생 후 자신을 보살펴 주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생명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붙어 있기를 원한다. 이 생명체는 어머니일 가능성이 크다. 아기는 타고난 ‘고정 행동 패턴(fixed action pattern)’들의 레퍼토리를 통해 젖꼭지에 입술을 ‘뿌리내리고’ 빨며 움켜쥐고 밀착한다. 이 특질은 수천 년 이상에 걸쳐 영장류 신생아 생존에서 결정적인 구실을 해 왔다. 아기 영장류는 소리 내서 울고 신호를 보내며 꽉 움켜쥐고, 감정에 대한 말로 표현하자면 필사적으로 걱정함으로써, 안전감을 주는 행동은 무엇이든 다 한다. 존 볼비가 “어머니에게 접근한다는 목표-성취”라고 부른 것을 획득하는 것이다.
본유적innate 행동 체계는 과거에 영장류 새끼가 접해 왔던 것과 동일한 유형의 자극(감촉, 소리, 맛, 냄새)을 받으면 활성화되고 강화된다. 인간의 경우 어머니의 목소리와 음색은 아기들이 가장 예민하게 느끼는 자극 중 하나였을 것이다...영아 발달에 가자 중요한 자극은 자신에게 공감하며 반응을 보이는 돌봄인이 거의 지속적으로 함께 있는 것이었을 듯하다. - 170
3500만년 이상의 기간 동안 영장류 영아는 밤낮으로 어미에게 밀착해 있으면서 안전을 유지했다. 접촉에서 벗어나면 죽을 도리밖에 없었다. 아기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친숙한 돌봄인으로부터 떨어지게 되면 처음에는 불편함을, 이어서는 위기감을, 그러고는 분노를, 결국에는 절망을 느끼게 되는 까닭은 이 때문이다. - 171
- 세라 블래퍼 허디, <어머니의 탄생>, 사이언스북스,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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