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평화.함께 살기/생명.인간.마음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좋아질 때

순돌이 아빠^.^ 2019. 8. 29. 13:45

 

그녀는 장례식 때 자기 뒤에 서 있던 드라간 아르만스키를 생각했다. 사실은 한마디라도 건네주었어야 옳았다. 그가 와준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만이라도 표해 줘야 했다. 하지만 그랬다면 그는 이를 빌미로 자신의 삶 전체를 간섭하려 들 것이다. 손가락 끝만 내밀면 팔 전체를 삼켜버릴 것이다. 그러고도 자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조차 깨닫지 못할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다 그렇지 않았던가?

...

무엇이든 뒤져보려 하는 그, 급기야는 자신의 사생활까지 알아보려 하는 그가 짜증 나는 건 사실이었지만...그와 함게 일한 시간은 나쁘다고 할 수 없었다. 누군가와 같이 일한다는 것, 전에는 생각만 해도 소름 끼치는 일이었다. 하지만 기이하게도 그와는 조금도 힘들지 않게 해나갈 수 있었다. 그는 잔소리를 늘어놓지도 않았고,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려 들지도 않았다. - 320

 

그런데 왜 유턴했지?”

...

당신과 같이 있는 게 좋았어요그녀의 어색한 고백이었다.

이제껏 그녀가 한 번도 입에 담아본 적이 없는 그런 종류의 말이었다. - 322


 

그녀는 손으로 턱을 받치고 한동안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행복해 보였다. 갑자기 그녀에게도 기이한 느낌이 찾아왔다. 산다는 게 꽤나 만족스러웠던 것이다. - 367


스티그 라르손, <밀레니엄1-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2>, ,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