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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 규율, 순종 같은 것을 너무 중요하게 여기는

순돌이 아빠^.^ 2019. 12. 16. 06:20

이런 준엄한 교훈은 의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을 뿐 아니라 이미 소질을 갖추고 있는 하나의 영혼을 발견한 것이었다. 또한 부모님이 보여 주신 모범은 내 마음에서 싹트기 시작한 충동을 억눌러 주던 청교도적 규율과 결합되어 이 영혼을 '덕'이라 불리는 곳으로 이끌어가 버렸다. 이렇듯 자신을 억제하는 것은 남들이 방종하는 것만큼 내게는 자연스러웠고, 내가 복종했더던 이 엄한 규율도 혐오감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내 마음을 기쁘게 했다. 내가 원하는 미래는 행복 그 자체보다도 행복에 이르기까지의 무한한 노력이었다. 나는 이미 행복과 덕을 혼돈하고 있었다. - 25


- 앙드레 지드, <좁은 문>, 동서문화사, 2014




혼자 사는 삶이 아니기에 

인간에게는 어느 정도의 의무나 규율 같은 게 필요합니다

누군가를 함부로 해 친다는 거나 그래서는 안 되겠지요


그런데 어떤 의무나 규율은 남을 크게 해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인간으로서의 자연스런 바램이나 욕망을 무조건 억누르려고 합니다

그런 것들은 제 마음에 어둡고 무겁고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들입니다


삶의 기쁨이 사라진 의무

활기찬 웃음을 가리는 규율

발랄한 생기마저 사라지게 하는 순종


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의 수녀원이나 자베르 경감이 떠오릅니다

에밀 졸라 <나나>의 뮈파,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의 수도원도 떠오르구요

우리 주변에도 의무나 규율을 지키려고 애쓰는 것 같은데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얼굴이 그늘진 사람들이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