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제의한 것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어. )네가 제의한 것! 우리의 약혼을 이렇게 부르다니!) 나는 너에 비해서 너무 나이가 않지 않은가 두려워. 너는 아직 여자들을 사귈 기회가 없었으니까 그렇게 생각되지 않을 거야. 그렇지만 내 생각으로는, 내가 너의 것이 되고 나서 네 마음에 들지 못한다면 나중에 나도 괴로워질 거야. - 43
"이젠 나도 모르겠어. 막상 여기 와보니 차라리 편지를 쓰는 편이 좋았을 것 같아. 벌써 온 것을 후회하고 있어. 그녀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겠니?"
"오빠를 자유롭게 해주려는 거야" - 45
그녀는 팔을 뻗쳐 내 어깨 위에 두 손을 얹고 형언할 수 없는 사랑에 가득찬 눈으로 붙드는 듯 혹은 가라는 듯 한동안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 107
- 앙드레 지드, <좁은 문>, 동서문화사, 2014
아기가 보호자와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만들면
다른 사람에게도 쉽게 다가가고 친밀한 관계를 만들기 쉬워진다고 하더라구요
아기가 보호자와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만들지 못하면
다른 사람과 아예 동떨어져 살거나, 다가가지도 멀어지지도 못한체 눈치를 본다고 하구요
다가가려니 외면당하고 거부당할까 두렵고
멀어지려니 혼자가 되고 외로워질까 불안한 거지요
알리사가 그랬던 게 아닐까요
제롬을 사랑하는 알리사가...
관계가 깊어질 것 같으면 혹시나 거부당할까 두려워
차라리 나이니 의무니 하느님을 내세워서 제롬에게 더 가까지 가지 않으려 애썼던 건 아닐까요
관계가 멀어질 것 같으면 혹시나 혼자가 될까 불안해서
오직 너만 영원히 세상 누구보다 더 사랑한다고 했던 것은 아닐까요
마음 속에서 온갖 이야기를 만들면서 자신을 설득하려 해 보지만
괴롭고 아픈 마음 속에 파묻혀 그렇게 떠났던 건 아닐까요
알리사에게 깊은 사랑의 경험이 마음에 남아 있었더라면
해야 할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에 좀 더 마음을 쏟을 수 있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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