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또옙스키의 <악령>에서 이꼴라이가 뽀뜨르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그렇게 해서 범죄로 내 손발을 묶어 놓은 다음, 당신은 물론 나에 대하여 권력을 휘두르려 하고 있다는 말이야. 안 그래요? 도대체 무엇 때문에 권력이 필요하지? 도대체 뭣 때문에 나라는 인간이 필요하지?
뽀뜨르는 무엇 때문에
거짓말을 하고
거드름을 피우고
다른 사람을 이용하면서까지
권력을 추구하게 되었을까요
외롭고 불행한 인간이
권력을 쫓으려는 마음을 좀 더 갖고 있는 건 아닐까요
편안히 함께 머무는 누군가가 곁에 있고
고요하고 따뜻한 인간이 되려 노력하는 것과 함께
가슴에 스며 퍼지는 아름다운 것들을 느낄 수 있다면
권력을 쫓으려는 마음이 조금은 줄어들진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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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사람이 병에 걸리고 싶어서 걸린 것이 아니듯
불행한 사람이 불행하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겠지요
<레미제라블>의 자베르가 그렇고
<목로주점>의 제르베즈가 그렇고
<악령>의 뾰뜨르가 그렇겠지요
돌봐줄 사람 없이 버려지니 불행해진 거고
두들겨 맞고 무시당하며 살다보니 불행해진 거고
하루하루 끼니 걱정에 헐떡이다 보니 불행해진 거겠지요
외로웁지 않도록
좌절하지 않도록
굶주리지 않도록
불행하지 않도록
함께 어울려 살도록
용기와 희망이 샘솟도록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행복이란 말이 새소리마냥 즐겁게 쏟아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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