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것들/스치는생각

달팽이야 안녕~~~

순돌이 아빠^.^ 2020. 5. 18. 09:38

 

이웃 사람이 밭에서 뜯었다며 상추를 가져다줬습니다.

아침에 상추를 씻고 있는데...뭔가 꿈틀거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시력이 좋지 않기도 하고 해서 고개를 숙여 가까이 보니 달팽이가 그릇위를 기어가고 있습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더라구요.

제 살던 곳에서 까닭도 없이 이곳으로 옮겨지게 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들었구요.

 

어떻게 할까...

다시 돌려 보내야 할텐데...싶어 잠깐 생각을 했습니다.

 

곁에 있던 반찬통 뚜껑을 달팽이 앞에 가져다대니 달팽이가 기어올라갑니다.

그렇게 달팽이를 반찬통 뚜껑에 싣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파트 화단으로 갔습니다.

 

또 어떻게 할까...

반찬통을 흔들면 달팽이가 떨어지기는 하겠지만 그 사이에 달팽이가 놀라는 것은 물론이고 땅에 떨어져서 큰 충격을 받을 것 같았습니다. 

손으로 떼자니 아무리 조심 조심한다고 하지만 혹시라도 제 힘 때문에 달팽이가 어딘가를 다치면 어쩌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반찬통 뚜껑을 흙위에 내려 놓고 옆에 있던 나뭇잎을 주워들었습니다.

나뭇잎을 달팽이 앞에 가져다대니 처음에는 무서워서 그런지 머리와 팔을 안쪽으로 감춰버리더라구요.

그래도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나뭇잎을 붙들고 잠시 기다렸습니다.

어느 만큼의 시간이 흐르니 그런 제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달팽이가 다시 고개를 내밀고는 나뭇잎 위에 올라탔습니다. 

조심 조심 나뭇잎을 들어다 흙위에 올려놓으니 달팽이가 느리지만 꾸준한 걸음으로 나뭇잎을 내려와 풀잎들 사이고 기어(?), 걸어(?)...아무튼 그렇게 갔습니다. 

 

뜻밖의 짧은 인연이었지만...

어느 곳으로 가든 기쁨과 행복이 많은 삶을 살길 바랍니다. 

 

달팽이야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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