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치료사인 해리엇 러너는 <기만의 무도회>에서 우리 사회는 성차별적인 시각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여성들로 하여금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는 말과 행동을 가짜로 꾸미는 것은 물론 거짓말하는 것도 개의치 않도록 가르치고 있다고 비난 했다. 러너는 여성들이 자기 본모습을 숨기고 거짓말을 하는 다양한 방식을 소개하면서, 그것이 결국 자신의 진짜 감정과 느낌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그 결과 여성들은 우울증에 빠지고 자존감을 상실하게 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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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이런 식으로 거짓말하는 법을 배운다. 어른들이 내리는 벌이 무서워서, 혹은 어른들을 실망시키거나 상처 주기 싫어서 거짓말을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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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눈치껏 거짓말을 할 줄 모르면 고통이 따른다는 생각이 어릴 때부터 마음속 깊이 새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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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형제자매들 가운데 어른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선물이나 상도 가장 많이 받은 아이는 어른들 입맛에 맞춰서 거짓말을 잘하고, 어른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눈치껏 재빨리 할 줄 알았다. - 67-69
- 벨 훅스, <올 어바웃 러브>, 책읽는수요일, 2018
두들겨 맞거나 욕 먹지 않으려고
눈치껏 알아서 하다보면
나중에는 내가 정말 그런가 싶고
진짜 나는 어디 있나 싶고 그래요
처음에는 남을 속이려고 그런 건데
나중에는 나 자신도 속아넘어가기도 하구요
가족에서도 그럴 거고
학교에서도 그럴 거고
직장에서도 그럴 거고
내가 나일 수 없다면
내가 나를 사랑하기도 어렵고
내가 나일 수 없으니
다른 사람이 진짜 나를 사랑하기도 어렵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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