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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갈망, 쉽게 사라지지 않는

순돌이 아빠^.^ 2021. 6. 10. 07:02

https://youtu.be/jpY3iK6NbTM

 

겉으로는 이렇게 가부장제적인 남성성으로 자신을 가장하고 있지만, 사실 많은 남자들이 속으로는 자신을 사랑이 상실된 사회의 희생자라고 생각한다. 그들도 어릴 때는 여성들처럼 앞으로의 삶에 사랑이 가득할 것이라고 믿도록 배웠다. 사랑이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도록 배우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그들도 사랑을 갈구하는 것이다. 그런 갈망이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 74

 

- 벨 훅스, <올 어바웃 러브>, 책읽는수요일, 2018

sbs

나를 봐 달라고

저 사람 말고 나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내가 당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고

저 사람은 못 하겠지만 내가 할 수 있다고

 

나를 사랑해 달라고

나를 바라보고 나에게 말을 걸어달라고

공작새 수컷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꼬리를 펴서 암컷에게 자신을 선택해달라고 한다더라구요. 크고 무겁기도 한 꼬리

어느 술자리에서 한 사람이 치킨은 어디가 맛있는지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있다고 하지요

남들은 모르는 자기만 알고 있는 맛집이라며 으스대기도 하고 자랑스러워한다고 하지요

근데 사실 본인도 그날 그날 기분에 따라 그 집 치킨이 맛있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

옆에 있던 친구는 그게 왜 그렇게 중요한 일이지 싶어 가만히 맥주만 홀짝이고 있구요

 

얼마전에 순돌이와 산책을 하고 있는데 GS25 앞에 차 한대가 신호를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뚜껑이 없는 차에서는 동네가 다~ 울릴듯 음악 소리가 쿵짝쿵짝 크게 울려 퍼지고 있었구요

신호가 바뀌자 차가 출발을 하는데 부~웅~ 정말 소리가 커서 저도 순돌이도 깜짝 놀랐어요

큰 소리를 즐기는 건지 아니면 나 여기 있으니 나 좀 봐 달라고 큰 소리를 내는 건지 모르겠더라구요

 

<옥탑방의 문제아들>이라고 하는 제가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이 있어요

거기에 나왔던 문제인데 하마 수컷은 암컷을 꼬실 때 똥을 싸면서 꼬리를 흔들어 멀리 날린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똥을 멀리 날리는 수컷을 암컷이 선택하나봐요

재밌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랬어요 ^^

kbs

한 아이가 보자기를 둘러쓰고는 의자에서 두 팔을 쭉 펴서 뛰어내려요

"나는 슈퍼맨이다~~~"

이걸 보고 엄마가 "아이고 우리 **이 너무 너무 귀엽고 예뻐요~~"라고 했어요

아이는 엄마의 그 말에 너무 너무 기분이 좋아졌구요

 

사실 엄마가 그런 말을 한 건 어쩌면 처음인지도 모르겠어요

늘 무언가에 바쁘고 이것저것 헐레벌떡이거든요

아이는 엄마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장난을 치고 마트에서 과자를 사먹고 할 기회가 거의 없어요

오늘은 오랜만에 엄마가 잠깐 시간을 내서 아이와 함께 놀고 있는 거에요

 

어쨌거나 아이는 엄마가 내가 슈퍼맨이 되는 걸 보고 좋아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슈퍼맨이 되니까 엄마가 나를 보고 말도 하고 웃기도 하고 머리도 쓰다듬어 주는 거에요

그래서 그때부터 아이의 꿈은 슈퍼맨이 되는 거에요

내가 슈퍼맨이 되지 않으면 엄마가 나를 또 모른체 할 것 같아 불안해요

학교라는 곳에 가게 됐어요

시험이란 걸 쳤는데 점수가 높게 나오니까 엄마가 칭찬을 하며 머리를 쓰다듬어줬어요

아이는 이제 슈퍼맨도 되고 공부도 잘하고 싶어요

그러면서 시험 점수가 높을 때만 칭찬을 하는 엄마가 밉기도 해요

 

슈퍼맨이 되든 슈퍼맨을 닮은 것이 되는 공부를 잘 하든 아무튼

엄마가 좋아할만한 것을 하고 싶고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어요

계속 그렇게 사는 게 힘들기도 하고 버겁기도 하지만 그래도 멈추고 싶지는 않아요

 

이런 일을 하든 저런 직업을 가지든 그런 건 별로 안 중요해요

어떤 사람들이 저를 손가락질을 하든 욕을 그런 것도 별로 안 중요해요

세상 사람 모두가 날 좋아할 수 없다면 일부라도 나를 좋아하면 되는 거니까요

그속에서만이라도 올라서고 싶고 뽐내고 싶고 멋지고 싶어요

 

가끔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어요

이미 충분하고 그만하면 됐다고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고 이제 그만 편히 살라고

저도 가끔은 힘들고 불안하고 속상해요

하지만 조금만 더 해보고 싶어요 조금만 더...

인간이란 생명체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서로 무리를 짓고 어울려 살아왔다고 하지요

그 속에서 서로를 보살펴주고 도움을 주는 것이 너무 중요해졌다고 하지요

그러면서 인간은 그런 보살핌과 도움을 주고 받는 경향을 갖고 태어났을지도 모르구요

제 눈으로 본 것이 아니라 정말 그런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ㅋㅋ

 

아기가 태어나 처음 만나는 사람이 부모(양육자)에요

보살핌이든 도움이든 사랑이든 애정이든 처음 받게 되는 게 그 사람이구요

그런데 그 사람이 사랑이나 애정을 아주 가끔 주는 거에요

그것마저도 자기들 마음에 들만한 뭔가를 했을 때만 그러는 거에요

 

사랑이든 애정이든 전혀 없는 건 아니어서 완전히 포기할 수도 없어요

하지만 그게 조건부다 보니 그걸 얻기 위해서는 무지 노력을 해야 해요

나중에는 왜 내가 이러고 있는지 모른채 무지 무지 뭔가를 열심히 하는 거에요

사랑을 위해 노력했던 것이 이제는 그냥 노력이나 성공이 목적이 된 듯해요

자기처럼 죽을동 살동 미친듯이 더 높이 더 많이를 외치는 것도 아닌데 사랑 받는 사람이 있어요

여유로워보이고 안정되어 보이고 평화로워보여요

자신을 무지 드러내는 것 같지 않은데도 사람들이 그 사람을 좋아하고 칭찬해요

나는 그 칭찬 한번 받기 위해 이토록 용을 쓰고 있는데 저건 도대체 뭔지 싶어요

 

저 사람이 가진 것 가운데 내게 없는 뭔가가 있나보다 싶어요

그래서 이제는 그것을 찾아서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어요

그러면 저 사람을 좋아하던 사람들이 나도 좋아해주겠죠

나는 옛날부터 공부도 잘했고 엄마가 나보고 똑똑하다고 했으니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