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씩 시골에 계신 할머니를 찾아가곤 했어요
여름이면 툇마루에 두 사람 함께 앉아 있곤 했지요
그러다 제가 할머니 무릎을 베고 누워 낮잠을 자요
할머니는 천천히 부채질을 하기도 하고
제 얼굴에 파리가 앉으면 그 놈들을 쫓아내기도 했지요
가벼운 바람과 시끄러운 매미 소리와 함께
세월이 흐르고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얼마전
그러니까 제가 무릎을 베고 눕기에는 할머니 기력은 너무 약해지고
저는 너무 커버렸을 때
그 귀하던 손주를 앞에 두고도 저를 알아보시지 못하고
큰아들에게 '야야 자가 누고?'하셨지요
당신의 무릎 베고 잠을 자던 그 놈이 앞에 있는데도
오늘 아이유의 노래를 들으니 할머니가 보고 싶네요
이제는 제 기억 속에만 남았지만
지금은 제 추억으로 깊이 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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