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심포니의 연주, 정말 정말 좋았었어요. 뭐랄까...아주 맛있는 국수를 먹은 느낌?
그러니까 다른 양념을 넣지 않아도 그 국물이 너무 깔끔하고 시원한 그런 거 있잖아요. 온도가 낮아서 시원하게 아니라..왜...그런 거 있잖아요. 한모금 들이키면 입에서 절로 캬~하고 소리가 나오는 그런 거^^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연주를 듣는동안 눈물이 많이 나더라구요. 참 좋은 곡이고 참 훌륭한 연주였어요.
2악장 시작하면 첫 음으로 당~ 하는데 심장이 쿵! 하더라구요. 뭐랄까 그 당~ 하는 소리에서 싱그러움과 생명력 같은 게 떠올랐다고나 할까.
같은 곡을 연주할 때도 리히터가 그 소리를 당~ 하면 뭐랄까...원숙미라고 할까...삶의 시간을 어느만큼 보낸 사람이 많은 집착을 내려놓고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느낌이 들었다면
임윤찬의 당~ 은 회색빛 들판에서 탱탱한 잎사귀들이 봄을 찾아 힘을 뻗어 올라오는 당~ 이라고 할까...^^
아무튼 임윤찬의 베토벤 연주는 정말 완전 너무 좋았어요. 3층 저멀리서 침침한 눈으로 바라봐도 뭔가 연주자가 음악 속에 푸욱 빠져 있는 느낌도 들고 ^^
연주회 프로그램 북에 보면 이런 말이 있어요.
지금의 시대는 '감금'의 시대다. 베토벤도 '들을 수 없는 병'에 갇힌 작곡가였다.
...
무엇보다 이곡은 고통과 시련의 시간을 거쳐 탄생했다. 어둠에서 광명으로의 전진이자 진화였다.
제가 베토벤 곡을 들으며 눈물이 많이 났던 것은 내 안에 맺히고 답답한 마음이 풀어지고 새로운 용기가 생기는 기분이 들어서에요.
그리고 또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우리에게 무엇은 어둠일까...
예나 지금이나 권세를 가진 자들이 거짓된 말과 행동으로 더 큰 권력을 쥐기 위해 다른 이들을 무시하고 조롱하며 해치는 것은 아닐까 싶더라구요.
어찌어찌 하다보면 그들이 더 큰 권력을 얻을 수도 있겠지요. 물론 아닐 수도 있구요.
암튼 거짓된 마음 위에 권력의 집의 짓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지만
진실된 마음으로 아프고 상처 입은 사람을 감싸려는 사람들이 있기에
언젠가는 더 밝게 빛나는 세상이 오리라 믿어요
정말이냐구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들어보세요 ^^
베토벤 곡 연주가 끝나고 임윤찬이 앵콜곡으로 슈만의 트로이메라이를 연주했어요. 이 연주도 정말 멋졌어요.
음과 음들이 끊어질듯 끊어질듯 이어지면서 연주회장을 채우는데 너무 너무 멋졌어요.
살다보면 암담할 때도 있고 답답할 때도 있고 그렇잖아요. 그럴 때 <트로이메라이>와 함께 쉬어가도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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