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사람이 나라와 유사하다면, 사람에 있어서도 같은 질서 체계가 있는 게 필연적이어서, 그의 혼도 많은 굴종과 부자유로 충만해져 혼의 가장 선량한 부분들은 노예 노릇을 하나, 가장 사악하고 가장 광적인 작은 부분은 주인 노릇을 하는 게 필연적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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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혼은 광적인 욕망(욕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언제나 끌려다녀 혼란과 후회로 가득하게 될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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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와 욕정으로 인해 미쳐 있는 그런 참주 정체적인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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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런 사람이 그보다도 한층 더 비참한 것으로 자네에겐 생각 될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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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주 정체적인 사람이 사인私人으로서 일생을 보내지 못하고, 불행하게도 어떤 불운으로 인해서 실제 참주가 될 수밖에 없게 된 경우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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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들에 있어서 많은 노예를 가진 부자들 개개인을 통해서일세. 이들은 참주들과 유사점을, 즉 많은 사람을 거느린다는 유사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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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는 이 부자들이 불안한 구석이 없으며 가노家奴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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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까닭을 자네는 알겠는가?
네. 그건 온 나라가 시민 개개인을 지원해 주기 때문이죠
훌륭한 말일세…가량 어떤 신이 50명 또는 그 이상의 노예를 갖고 있는 한 사람을 그 나라에서 들어올려서는, 자우민들 가운데서 아무도 그를 지원해 줄 엄두를 낼 수 없는 외진 곳에다 그와 처자를 다른 자산 및 가노들과 함께 내려 놓는다면 말일세. 이 사람이 자신과 처자가 가노들한테 살해되지 않을까 하여 어떤 두려움에 그리고 얼마나 큰 두려움에 처하게 될지 짐작이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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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그가 바로 자신의 노예들 중의 몇몇에게 어느새 알랑거리며 많은 걸 약속해 주고, 아무 요구도 하지 않는데도 자유의 몸이 되게 해 주지 않을 수 없게 될 뿐더러, 자신이 자기 하인들의 아첨꾼으로 변하여 있지 않겠는가?”
“그에게는 그게 다분히 필연적입니다. 그렇지 않을 것 같으면 살해될 게 필연적이죠” 그가 말했네”
“또한 이 신이 다른 많은 이웃을 이 사람 둘레에 이주시키게 하고, 이들은, 어떤 사람이 다른 누군가의 주인이라고 주장할 경우에, 도저히 그냥 참지를 못하고, 혹시 그런 사람을 붙잡게라도 된다면, 극단적인 응징을 하려 들 경우에는 어떨까?” 내가 물었네
“그는 사방으로 에워싼 적들한테 감시받게 되어서 한결 더하게 아주 나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성향에 있어서 우리가 말한 그런 사람으로서, 많은 온갖 두려움과 욕정으로 가득 한 그런 참주는 이런 감옥에 갇혀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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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게, 글라우콘! 그러나 이는 아주 비참한 처지가 아니겠으며, 자네가 가장 고달프게 사는 것으로 판단한 사람보다도 실제 참주가 한결 더 고달프게 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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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그의 처지가 그가 다스리는 나라의 처지를 정녕 닮아 보인다면, 그는 일생을 통해서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며, 경련과 고통으로 충만하여 있을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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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질투하며, 믿을 수 없고, 올바르지 못하고, 친구도 없고, 경건하지 못하며, 온갖 악을 다 받아들이는 자요 키우는 자일 수밖에 없으며, 집권으로 인해서 이전보다도 한층 더 그런 사람일 수밖에 없으이, 또한 이 모든 것으로 인해서 그는 가장 불운하며, 더 나아가 그와 가까이 있는 사람들까지도 그런 사람들로 만들어 버리네
- 플라톤, <플라톤의 국가>, 서광사, 1997
참주[僭主]
참람할 참僭, 주제넘을 참僭
주인 주主, 임금 주主
외람되게 스스로 왕이라 칭하는 사람.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에서 비합법적으로 독재권을 확립한 지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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