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민은 일차적으로 각 계급의 낙오자들을 대표하는 집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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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모든 혁명에서 진정한 대의제를 위해 투쟁했다면, 폭민은 항상 ‘강한 자’ ‘위대한 지도자’를 소리 높여 외친다. 폭민은 자신을 소외시킨 사회를 증오하며, 자신을 대변해주지 않는 의회 역시 증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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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민이 유대인 가게를 습격하고 거리에서 유대인을 공격했을 때, 상류 사회는 격렬한 폭력을 아이들의 무해한 놀이쯤으로 생각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런 측면에서 당시 문서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앙리 기념비’와 거기서 유대인 문제에 대해 제시되었던 다양한 해결책이다. 즉 유대인은 그리스 신화의 마르시아스처럼 갈기갈기 찢어 죽여야 한다, 라이나흐는 끓는 물에 산 채로 집어 넣어야 한다, 유대인은 기름에 튀기거나 바늘로 온몸을 찔러 죽여야 한다, “목까지 할례를 시켜야 한다” 등이었다. 일부 장교들은 이 나라의 10만 유대인을 상대로 신형총을 시험하고 싶어 안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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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한 유대계 역사가는 폭민이 거리를 지배하자 유대인이 더 이상 안전하지 못하게 되었음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서도 이를 “위대한 집단 운동”이라고 은밀한 찬사를 늘어놓았다. 이는 대다수 유대인이 자신을 제거하려는 사회에 얼마나 깊이 뿌리 내리고 있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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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민의 눈에는 유대인이 자신들이 증오하는 모든 것에 대해 구체적 실례였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어쨌든 유대인은 그들이 애호하는 희생물 중 으뜸 자리를 차지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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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와 정치적 대의제도에서 배제된 폭민은 필연적으로 의회 밖의 행동에 의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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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학자 에밀 뒤클로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었따. “전 국민 앞에서 공연되고 언론이 부채질하여 결국 모든 국민이 배역을 맡게 된 이 드라마에서 우리는 서로를 헐뜯는 고대 비극의 합창과 반대 합창을 본다. 무대는 프랑스이고 관객은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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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가톨릭 배경에다 군에서의 앞날도 창창하여 유대인에 대한 ‘적절한’ 적개심을 가졌지만 아직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원칙을 받아들이지 않은 고급 관리가 참모본부의 정보부서에 앉아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적지 않은 당혹감이 있었다. 이처럼 직접적 야망과 사회적 파벌에서 완전히 초탈해 있던 사람이 바로 피카르였다. 참모본부는 곧 그의 단순하고 조용하며 정치에 무관심한 정신을 충분히 맛보게 된다. 피카르는 영웅이 아닐뿐더러 순교자는 더더욱 아니었다. 그는 공적 문제에 남들만큼의 관심을 가지며 위기의 순간(남보다 먼저 나서지는 않더라도) 평상시 임무를 수행하는 것처럼 조국을 위해 분연히 일어설 수 있는 평범한 시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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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진상을 발견한 직후 피카르는 티니스의 위험한 자리로 추방되었다….그의 명예를 더럽히고 그가 ‘매국노’ 드레퓌스의 공범자라고 비난하는 이상한 편지들이 물밑듯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는 ‘밀고’하겠다고 위협하는 악당 패거리 취급을 받았다. 오 모든 것이 소용없게 되자, 그는 체포되어 군대에서 쫓겨났고 훈장을 박탈당했다. 이 모든 것을 그는 차분하게 견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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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망소의 접근은 어떤 특정한 오심誤審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 자유, 시민의 미덕 같은 ‘추상적’ 이념에 근거했기 때문에 위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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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퓌스가 체포된 후 클레망소의 캠페인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3년 동안 반유대주의가 입지를 확보했다. 또 반유대주의 언론의 발행 부수도 싸구려 신문과 비교할 정도로 증가했지만, 거리는 조용했다. 단지 폭민이 흥분하여 행동하는 경우는 클레망소가 [오로르]에 기고를 시작할 때, 졸라가 [나는 고발한다]를 발행했을 때…소수파로 알려진 드레퓌스파가 일격을 날리면 뒤이어 다소 폭력적인 거리 소요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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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5명이 재심을 찬성한다고 선언한 이후 렌 대학의 교수실은 난장판이 되었다. 졸라의 첫 기고문이 발표된 후 왕정파 학생들은 [피가로] 사무실 앞에서 데모를 했고, 그 이후 신문은 동일한 유형의 기고문은 포기했다. 친드레쉬스신문 [라바타유]의 발행인은 거리에서 구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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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라가 한마디라도 의견을 표명하면, 그의 창문으로 돌들이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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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레퓌스파 가운데 가장 현대적인 인물은 아마 쥘 게랭일 것이다. 사업에 실패하자 그는 경찰의 끄나풀로 정치 경력을 쌓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항상 암흑가의 특징을 나타내는 규율과 조직에 대한 예리한 감각을 연마한다. 반유대주의 연맹의 창립자이자 우두머리가 되면서, 이것을 그는 나중에 정치적 채널로 전환할 수 있었다. 상류층은 그에게서 최초의 범죄 영웅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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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에 들뜬 파리의 오합지중에게 ‘유대인의 피로 자유의 나무에 물을 주라’고 격려했던 것도 젊은 레지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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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사태에서 새로운 것은 폭민의 활동이 아니었다…그 당시 새롭고 놀라운 요소…는 폭민의 조직, 그 지도자들이 만끽하던 영웅 숭배였다. - 249 - 257
- 한나 아렌트, <전체주의의 기원>, 한길사
중우 정치
다수의 어리석은 민중이 이끄는 정치'를 이르는 말로, 올바른 민주제가 시행되지 못할 때 나타나는 정치 현상이다. 플라톤은 다수의 난폭한 폭민(暴民)이 이끄는 정치라는 뜻에서 '폭민 정치'라고 하였고 - 다음 백과 가운데
민중이라고 하든 대중이라고 하든 시민이라고 하든
인간이라는 것이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것
전두환 정권에 맞서 6월 항쟁에 나선 것도
단식 농성을 하는 세월호 유가족들 앞에서 폭식 투쟁을 벌인 것도
우리가 만날 수 있고 주변을 지나는 그런 사람들.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떠나서
자신은 패배하였고 실패하였고 낙오하였고 배제되었다고 느끼며
자신의 실패와 낙오에 분노하고
자신이 가지고 싶은 것, 자신이 가져야 한다고 느끼는 것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증오하는.
실패나 낙오했다고 느낀다고 해서 모두 공격적으로 되거나 증오심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나
그 가운데 어떤 사람들은 실패나 낙오의 책임을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으로 돌림
그 책임이 그 개인이나 집단에 있다는 것이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음
어쨌거나 당사자들은 그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느끼고 그들을 증오함
예를들어, 하던 일이 잘 안 되자 아내를 때리며 이런 말을 하는 남편
이 모든 게 다 니 년 때문이야. 내가 니 년을 만나고 나서부터 모든 게 엉망이야
소수에게 낙인을 찍고 그들에게 군사적 패배의 책임을 뒤집어 씌워서 지도자는 국가의 취약한 이미지와 약점을 덜어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히틀러는 독일의 제1차 세계 대전의 패배, 정전에 따른 정치적 굴욕감, 그리고 이러진 인플레와 경기 침체를 설명하기 위해서 유대인을 이용했다. 유대인을 전쟁광, 국제 자본가, 볼셰비키로 묘사함으로써 히틀러는 악의 이미지를 이 취약한 집단에 투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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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투사된 이미지를 공격하지만, 현실에서는 실존하는 사람을 해하거나 죽이는 것이 된다.
- aront. beck, <우리는 왜 분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학지사
분노하고 증오한다고 해서 모두 공격적으로 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나
그 가운데 어떤 사람들은 죽이고 싶어하고 때려부수고 싶어함
욕을 하고 몰려다니면서 소리를 지르고 돌을 던지고 총을 쏘기도 함
그렇게 공격하고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자신이 무언가 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얻기도 함
그동안의 삶에서는 자신이 무기력하고 무능하다고 느꼈으나
욕하고 돌을 던지고 때려부수고 죽이면 뭔가 힘을 얻는 것 같고 의미를 찾는 것 같은 느낌도 갖게 됨.
삶의 길을 찾지 못하고 애매하고 혼란스럽고 방황하던 이들은
강한 자, 위대한 지도자의 명령이나 지시에 따라 행동하고 움직임으로써
자신이 어떤 큰 조직, 큰 대의, 큰 가치에 속해 있다고 느끼는 것은 물론이고
이제 혼란은 사라지고 모든 것이 명확하고 명백하고 뚜렷하다고도 느낌
떨림이나 흥분을 느끼고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행동에 나서기도 함.
평소 위축되어 있고 스스로가 찌질하고 나약하다고 느끼던 이들은
상대가 나와 관계가 있든 없든 아무튼 다른 사람을 공격하고 억누름으로써
남들 위로 올라섰다고 느끼고 나도 이제 힘을 갖게 되었다고 느낌.
강한 자의 명령이나 지시를 따름으로써 삶의 방향이나 의미를 찾고
약한 자를 공격하고 증오함으로써 으쓱하거나 자신감 같은 것을 갖게 됨
유럽 유대인의 사례에서 보듯 공격을 받은 이들은 공격을 한 이들에게 구체적이고 특별한 잘못을 하지 않았음
그저 공격하는 자들이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삶을 망쳤다고 생각할 뿐.
선동에 사로잡혔다고 할 수도 있고 이데올로기나 망상에 빠져있다고 할 수도 있을 것.
이데올로기나 망상에 빠져 있다고 해서 모두 공격적이나 폭력적이 되는 것은 아니나
정신적으로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경향을 가진 이들이 특정한 요인으로 촉발되거나 분출하게 되었을 것.
유대인에 대한 증오가 커서 유대인을 감싸거나 변호하는 모든 것 또한 공격
에밀 졸라가 그들에게 어떤 나쁜 짓을 하지도 않았으나 유대인인 드레퓌스를 옹호하는 말을 했다는 이유만으로도 돌을 맞을 수 있는 것.
흑인의 인권을 옹호하던 한 백인이 다른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공격을 받는 것과도 비슷.
한국으로 치면 세월호나 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입장과 함께 하려는 이들 또한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
따져보면 별다른 특별한 이야기도 아니고 자식 잃은 사람들을 위로하고자 하는 말과 행동인데도 적개심과 공격성의 대상이 됨.
대통령이나 정치인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사람들이 그런 말과 행동을 하고 있는 상황
그들이 말을 하고
그들이 욕을 하고
그들이 돈을 모으고
그들이 조직을 만들고
그들이 몰려다니고
그들이 시위를 하고
그들이 정치인을 압박하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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