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수업 시간이에요
샘 : 오늘도 시작해 볼까요
순돌이아빠: 넵! (피아노 건반을 친다. 우당당탕 쿵쾅쿵쾅~)
샘: 아…너무 감동적이에요
순돌이아빠: 히히
샘 : 아버님은 어떠셨어요?
순돌이아빠: 중간에 삐걱거린 것도 있었지만, 제가 연주하면서 저도 감동적이었어요 ^^
샘: 삐걱거린 거는 전혀 안 중요해요. 아버님은 아마추어시잖아요. 그런 삐걱거림도 없으면 프로가 되게요
순돌이아빠: 겨울이 거의 다 지나갔지만 아직 얼음이 살짝 남아 있는데, 그 사이에서 꽃들이 피어나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샘: 정말 표현이 잘 됐어요.
샘: 사실 오늘 제가 편두통이 있었거든요. 약도 가져왔고…
순돌이아빠: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 돌려 샘을 바라보며)아이고 저런…
샘:그런데 아버님 덕분에 편두통이 사라졌어요
순돌이아빠: 네?
샘: 물론 제가 레슨을 하지만…저도 아버님의 연주를 듣고 감동을 받고 그러는 거거든요. 오늘 아버님의 연주를 듣다보니 어느새 편두통이 사라졌어요
순돌이아빠: 아…정말 다행이에요.
저의 연주 때문에 편두통이 사라졌는지 아닌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요. 그런데 음악 때문에 두통이 사라질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병을 얻는 이유도 여러가지이고, 그것을 치유하는 방법도 여러가지인 것 같아요.
물론 음악을 듣는다고 해서 갑자기 암이 사라진다거나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켜주고 위로하고 힘도 큰 것 같아요. 그러니깐 인간의 역사 속 오랜 세월 정말 수많은 곡들이 만들어지고 연주하고 듣는 거겠지요.
연인과 헤어진 뒤의 아픈 마음을 위로하기도 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이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기도 하고, 불안의 떨던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켜주기도 하구요.
며칠 전 수업을 끝내고 샘이 저한테 말했어요.
샘: 힘드시죠?
순돌이아빠: 피아노를 배운다는 것 자체가 힘든 과정인 것 같아요. (등쪽으로 손을 대며) 지금도 땀이 나는 게 느껴져요.
샘: 그렇죠…
순돌이아빠: 근데 피아노 수업을 하고 나면 정신은 오히려 맑아져요. 몸은 힘들어도…
샘: 그래요
순돌이아빠: 뭐랄까…마치 명상을 하고 난 그런 기분이에요.
샘: 요가와 같은?
순돌이아빠: (웃으며)맞아요
음악이 다른 좋은 약처럼 당장에 큰 치료 효과를 주진 못해도
또한 큰 부작용도 없는 것 같아요.
약을 잘못 먹어서 부작용이 생겼다는 얘기는 들어봤어요
음악을 잘못 들어서 부작용이 생겼다는 얘기는 못 들어본 것 같아요.
자기에게 맞다 싶으면 들으면 되고, 아니다 싶으면 끄면 그만이구요.
병원과 약국은 문을 닫는 시간이 있지만 음악은 언제 어디서든 쉽게 들을 수 있구요.
들을 수 없으면 부르면 되고, 부를 수 없으면 속으로 흥얼거리면 되구요 ^^
'예술 > 예술과 함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자범 번역,지휘-우리말로 부르는 베토벤 ‘합창’ (0) | 2023.02.11 |
---|---|
베토벤, 후회와 새로움 (0) | 2023.01.28 |
겨울과 눈과 차이코프스키 (0) | 2023.01.15 |
인간과 인간의 몸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 (0) | 2023.01.15 |
피아노. 땀. 성장 (0) | 2023.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