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착취.폭력/지배.착취.폭력-여러가지

계속해서 적을 제거하기 위한 운동 또는 정치

순돌이 아빠^.^ 2023. 3. 14. 12:05

나치 독일에서 유대인이나 소련에서 과거 지배 계급의 후손들이 적대 행위를 한다는 혐의를 받지는 않았다. 그들은 정권의 이데올로기에 따라 ‘객관적인’ 적으로 천명되었던 것이다.

전제 국가의 비밀경찰과 전체주의 비밀경찰의 주요 차이점은 ‘용의자’와 ‘객관적인 적’의 차이에 있다. 후자는 정부 정책으로 정해지는 것이지 이들이 국가 전복을 원했다고 해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단순히 유대인이나 부르주아 계급을 증오하는 문제였다면, 전체주의 정권은 한번 거대한 범죄를 저지르고 난 후에는 원래의 일상생활의 규칙과 통치 방식으로 돌아왔어야 한다.

객관적인 적이라는 범주는 운동이 가장 먼저 이데올로기를 통해 규정한 적 개념보다 더 오래 생존했다. 새로운 객관적인 적들이 상황의 변화에 따라 다시 발견되곤 했다. 나치는 유대인 말살이 완성되리라 예상하면서 벌써 폴란드인을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예비 조치를 취했다. 

‘객관적으로’ 확인된 적들에게서 주관적인 유죄 자백을 얻어내기 위해 이루어진 쇼와 같은 재판들은 모두 이런 목적을 위해서 기획된 것이다. 

‘객관적인 적’ 개념-이 적의 정체는 일반적인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한 범주가 청산되자마자 다른 범주와의 전쟁이 선포된다-은 전체주의 통치자들이 되풀이하여 말했던 사실 상황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다시말해 그들의 정권은 전통적 의미의 정부가 아니라 운동이며, 운동의 앞길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장애물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반드시 제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196-199

- 한나 아렌트, <전체주의 기원 2>, 한길사

소련의 스탈린. bbc

실제로 범죄를 저지르거나 반역 행위를 했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음

적을 제거하기 위한 운동이 계속 되기 위해서는

하나의 적이 사라지면 또다른 적이 존재해야 하는 것.

 

적의 존재를 통해 나의 존재를 드러내고

적과 싸우는 것으로 나의 의미를 찾기 때문에

없는 적이라도 만들어서 믿게 만들려고 하는 것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