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자지구에 사는 칼리드가 크리스마스 잘 보내라고 이메일을 보내 왔습니다.
사실 칼리드는 지난 2006년에 가자지구에 갔을 때 몇 시간 함께 한 것 밖에는 없습니다.
우리에게 여러가지로 도움을 줬던 아베드가 하루는 우리를 가자지구-이집트 국경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칼리드는 거기서 통역을 하고 있었는데 우리에게 이 국경 사무소 안에 설치 되어 있는 이스라엘의 감시 카메라 등에 대해서 여러가지 얘기를 해 줬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연락을 하고 지냅니다.
지난 09년에 팔레스타인에 갔을 때도 가자지구로 가서 아베드와 칼리드도 만나고 싶었지만
이스라엘의 봉쇄 때문에 가자지구로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칼리드는 계속 전화를 해서 '잘 지내냐?' '보고 싶다, 가자로 와라' '뭐 필요한 거 없냐?' 등등을 계속 물었습니다.
팔레스타인을 떠날 때까지 전화를 해서 '이번에 가자에 못 오게 돼서 미안하다' '화내지 마라. 상황이 이래서...' '계속 연락하자' 등등의 말을 남겼습니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2.
예루살렘에 사는 알라에게 새로운 애기가 생겼다고 사진을 보내 왔습니다.
이름은 무함마드라고 지었다네요.
알라는 제가 예루살렘에 가면 예루살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서 설명도 해 주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하던 친구입니다.
3.
팔레스타인 친구들에게 뭔가 선물을 할 게 없을까 생각하다가 눈이 오는 날 사진기를 들고 나가서 동네 주변에서 사진 몇 장을 찍어 보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눈위에 적어 보기도 하구요.
팔레스타인에도 지역에 따라 눈이 오는 곳이 있기는 있지만
눈이 많은 지역은 아니라서 좋은 선물이 되었으면 합니다.
긴 겨울이 지나면 새 봄이 오듯이 팔레스타인의 새해는 기쁨과 행복으로만 가득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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