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것들/스치는생각

구름다리 위의 행복

순돌이 아빠^.^ 2010. 1. 28. 10:33

1.  영혼의 독


고열량, 저영양 식품에 대한 TV 광고가 제한된다고 합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1191801415&code=940601


이 기사를 읽으며 저저번에 우연히 본 한 어린이 TV 프로그램이 생각났습니다.

내용은 제주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린이 경제캠프에 관한 것이었는데

경제캠프에서 주식과 펀드 투자하는 것을 어린이들에게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저건 어쩌면 어린이 영혼에 대해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그들의 영혼을 자본주의에 맞도록 개조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일이 어린이들의 영혼을 개조해 나찌로 만들었듯이 말입니다.



어린이들이 히틀러에 열광하는 것마냥 주식 가격 올라가는 것에 열광하길 바라십니까


하늘의 태양은 모두를 고르게 비추는데 누군가 자신만 더 많은 햇빛을 보겠다고

다른 이들에게 가던 햇빛을 가려버리면 이건 나쁜 행동이겠지요.

샘물은 모든 이의 목을 축이려고 하는데 누군가 자신만 더 많은 샘물을 마시겠다고

다른 이들에게 가던 샘물을 끊어버리면 이것도 나쁜 행동일 겁니다.


돈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 사회적 평균을 너머 남들보다 지나치게 많이 벌고 가지고 있다면

이것은 사회적 평균 아래에 있는 누군가가 그만큼 가지지 못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더 가지는 사람이 있으면 덜 가지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나는 내가 노력해서 가졌으니 내가 얼마를 벌던 남들과는 관계 없다구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남의 논으로 들어가던 물줄기를 제 논으로 바꿔 놓았다고 아무 문제 없는 걸까요?


내가 일하지 않고 100만원을 벌었다는 것은

누군가는 일을 하고도 100만원을 받지 못했다는 것을 말합니다.

내가 잔머리 굴리고 마우스 클릭 몇 번 해서 큰 돈을 벌었다고 좋아하는 동안

누군가는 덥고 추운 공장에서 땀  흘리고 손을 호호 불면서 일하고서도 제 몫을 받지 못한 거지요.


내눈에 보이지 않으니 상관 없다구요?

식당 주인이 100원 더 벌겠다고 당신이 먹는 음식에 사람이 먹어서는 안되는 공업용 재료를 써도 되겠네요.




'쥬니어네이버'에 있는 '경제만화' 가운데 [성장의 조건]의 한 장면. http://jr.naver.com/economy


어린이들에게 주식이니 펀드로 돈 버는 방법을 가르친다는 것은

첫째는 일하지 않고 잔머리로 살아가는 버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고

두번째는 남이 일한 노력을 내가 갖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이들이 자주 찾는 문방구에서 파는 과자에 누군가 못 먹을 것을 넣었다고 하면 모두들 흥분하지요.

그러면 아이들의 영혼 속에 사람이  해서는 안 되는 짓을 예쁘게 꾸며 넣는 것은 어떻습니까?


저는 어른이라고 다 어른이 아니고,

교사라고 다 교사가 아니고,

부모라고 다 부모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영혼에 독을 집어 넣고서 그들이 어떻게 어른이고 교사이고 부모이겠습니까.

몸에 들어간 독은 얼마 지나지 않아 땀으로 오줌으로 똥으로 나오기도 하겠지만

영혼에 담긴 독은 평생을 두고 사라지지 않고 아이의 삶을 괴롭힐 겁니다.


독약도 약이라고 아이들에게 먹이겠다고 하신다면......



2. 행복이란...


요즘 제가 느끼는 큰 행복 가운데 하나는 라디오에서 나오는 이루마의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듣는 것입니다.

http://www.kbs.co.kr/radio/1fm/musicall/index.html



이 프로그램의 선곡이 아주 좋습니다.

하루 2시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제 마음을 아주 행복하게 합니다.

8시가 되어서 프로그램이 끝나면 아쉽구요.


이 행복을 얻기 위해 제게 필요한 것은

조용히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공간과 노란색 개구리 라디오,

티백 하나 넣고 우려낸 따뜻한 차 한 잔입니다.



나에게 좋은 음악과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는 개구리 라디오



만약 어른들이, 교사들이, 부모들이 아이에게 무언가 가르칠 수 있고, 가르칠 것이 있다면

흔들리는 구름다리 위에서 안절부절하며 오지도 가지도 못한 채 어디 있는지 조차 몰라 헤매는 행복이 아니라

땅 위에 두 발을 딛고 팔을 활짝 벌려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안으며 느끼는 행복이겠지요.


아이들이 자라면서 누군가에게 정말 배워야 할 것은

잔머리 굴리기 보다는 깊이 있게 생각하고,

남의 것 빼앗아 흥청망청 하기 보다 스스로 노력해서 떳떳하게 살고,

행복이라는 것은 저 멀리 있는 돈의 탑 꼭대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 내가 만나는 사람들과 나누는 따뜻한 마음 속에 있다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세자리아 에보라Cesaria Evora - 베사메 무초Besame Mu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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