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몇몇 동네 사람들과 찜질방에 가기로 했습니다. 소만초등학교 앞에서 만나기로 해서 호주머니에 손 찔러 넣고 나갔지요. 한 분이 차를 가지고 오셔서 얼른 올라탔습니다. 그러자 들려오는 소리...
빈손이야?
아무 것도 안 가져 왔어?
그러고 보니 다른 분들은 먹을 거며 속옷이며 때밀이 타올까지 가져 오셨네요. 이 몸은 그냥 주둥이와 몸만...
2.
불한증막에 가자고 해서 갔습니다. 불한증막 입구에 보니 큰 바구니 안에 커다란 천이 쌓여 있었습니다. 그걸 뒤집어쓰고 가야 한다네요. 한 명이 앞장서고 저도 큰 천을 쓰고 따라 들어갔습니다. 처음엔 저런 걸 왜 써야 하나 싶었지만 들어가보니 왜 그런 줄 알겠더라구요.
비싼 돈 내고 찜질방 가서 통구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3.
한 분이 찜질방 안에 있는 가게에 가서 얼음을 사 오셨습니다. 맥주를 붓더라구요. 여러 번 찜질방을 갔지만 찜질방에서 맥주를 마시기는 처음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가방에서 박카스를 꺼내더니 맥주와 섞습니다.
이게 맥박이란 건데, 이걸 먹고 들어가면 땀이 잘나...
막걸리에 사이다 탄다는 얘기는 들어 봤어도 맥주에 박카스라... 태어나 처음으로 맥박을 만난 날이었습니다
4.
찜질방에 둘러 앉아 두런두런 수다를 떨었습니다. 요즘 한창 난리인 씨크릿 가든 얘기가 나왔습니다. 하지원이 카페라떼 먹다가 거품이 입술에 묻자 현빈이 뽀뽀를 하면 거품을 닦아 줬다는 얘기하면서 아줌마들이 현빈 너무 멋지다고 했습니다. 그 얘기를 좀 하고 나서 그 자리에 있었던 유일한 남자인 제게 남자들은 모이면 무슨 얘길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만약 같은 주제로 얘기를 했다면 남자들은 이런 얘기를 했겠지요.
현빈 그 새끼 미친 거 아냐. 지가 뭔데 우리 지원이한테 함부로 뽀뽀를 하고 지랄이야!
'이런 저런 것들 > 스치는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 (0) | 2010.12.30 |
---|---|
봄눈을 기다리며 (0) | 2010.12.24 |
행복, 그거 어디 있는 거야? (0) | 2010.12.21 |
눈, 뜨다 (0) | 2010.12.13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겁니다 (0) | 2010.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