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가 주인을 두려워하고 자연인이 천둥과 번개의 신을 두려워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주인이 노예의 목숨을, 뇌우의 신이 인간의 삶을 일반적으로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가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자기목숨을 읽는 일이다. 그는 결국 다만 이기심 때문에, 자기 자신과 자신의 삶에 대한 사랑 때문에 두려워한다. 이기심이 없는 곳에 종속감도 없다...
외적인 힘은 그러므로 내적이고 심리적인 힘, 이기적인 동기와 관심을 전제로 하며 후자 없이 전자는 나에게 무이며 어떤 힘도 행사하지 못하고 어떤 종속감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다른 본질에 대한 종속감은 사실 나 자신의 본질, 나 자신의 충동, 소원, 이해관계에 대한 종속감일 뿐이다...
우리가 근세철학자들처럼 필요를 그 성분과 요소로 분석한다면 그 안에는 한 대상의 결핍과 향유가 들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왜냐하면 한 대상의 필요 속에는 그 대상의 향유가 포함되어 있으며 필요란 바로 이러한 향유의 필요이기 때문이다...
어떤 것이 희구의 대상이 되는 한 나에게 그것은 최상의 것이며 환상은 그것을 가장 화려한 빛깔로 색칠하고 나의 욕구는 그것을 천국에 있는 것으로까지 승화시킨다....무엇을 필요로 하는 순간에는 헌신적이고 희생적이며 모든 것을 약속하지만, 동경하던 것이나 바라던 것이 얻어질 때 감사하는 마음이 없어지고 이기적이 되며 모든 것을 잊는다는 일반적인 체험이 나타난다. 그 때문에 “궁핍이 기도하는 법을 가르친다”는 속담이 있다.
- 포이어바흐, [종교의 본질에 대하여]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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