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첩장 앞에서 우리는
두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며
그들의 행복한 삶을 축복하기보다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이번엔 얼마를 봉투에 넣을지를
먼저 생각하며 사는 건 아닐까
언제부터 우리는 돈으로
제 할 일 다한 것인양
여기며 살게 된 걸까
다른 이의 행복을
축복하는 법을 잊는다는 건
나 자신이 행복하게 사는 법을
잊어버리는 길은 아닐까
나무가 햇볕을 받으며 자라듯
우리는 다른 이의 소중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존재이니까
(인간이 인간에게 기대할 것이 돈 밖에 없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