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고 미워하는 것은, 다른 사람도 사랑하고 미워한다. 뭇 사람과 보편적으로 함께 하는 마음이 바로 서恕이다.
- 이익, <성호사설> 가운데
서恕는 같을 여如와 마음 심心이 함께 있는 모양입니다. [논어] 위령공 편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자공이 여쭈었다. 숨을 거둘 때까지 행할 만한 '한마디'가 있을는지요.
선생님 말씀하시다. 그건 서恕일 게야. 자신이 하고자 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베풀지 않는 것이지.
[논어] 옹야 편에는 이런 것도 있습니다.
대저 인仁이란 제가 서고 싶으면 남도 세워주고, 제가 알고 싶으면 남도 깨우쳐주는 것이지.
인간이란 건 누구나 배고프면 먹고 싶고, 피곤하면 쉬고 싶고, 졸리면 자고 싶습니다. 그런데 계급 사회에서는 배고파도 먹지 못하게 하고 쉬고 싶어도 쉬지 못하게 하고 자고 싶어도 자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누구는 배 안 고파도 먹고 피곤하지 않아도 자지요. 그런데 누구는 힘들게 일하느라 허기가 져도 죽 하나 제대로 먹지 못하고, 일하다 졸면 손가락이 잘려 나갈까 싶어 감기는 눈을 부릅 뜨다 안 되니 잠깨는 약이라도 먹고 버텨야 합니다. 배 안 고파도 먹는 사람 때문에 배 고파도 먹지 못하는 사람이 생기는 거구요.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남도 하고 싶고, 내가 하기 싫은 것은 남도 하기 싫은 거겠지요.
계급이니 성이니 인종이니 하는 것으로 나누고 억누르지 않는다면
겉은 여러가지 모습이고, 뿌리는 인간이라는 하나니까요.
뿌리가 인간이라는 하나이기에 이익이 말하는 것과 같은
'뭇 사람과 보편적으로 함께 하는 마음'이 생기는 건 아닐까요
자유니 해방이니 하는 게 별 특별한 일이 아닌 것은
내가 하기 싫은 것은 남도 하지 않게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남들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기 때문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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