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와 사랑

덕수궁 앞의 한 찻집에서 사람을 만났습니다

한창 수다를 떨고 있는데 창 밖에서는

천주교인들이 쌍용 자동차 노동자들을 위한 미사를 열고 있더라구요

짤리고

두들겨 맞고

목숨을 끊은

아픈 이들을 위한 기도였습니다

사랑은 그렇게

구체적인 누군가와의 교류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까요

약한 자와도

아픈 자와도

아무런 교류를 하지 않으며

그저 사랑한다고만 하는

정치인이나 종교인들은

누구를 사랑하고 있는 걸까요

혹시

약한 자를

아픈 자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세상에는

사람 가운데는

교류하지 않으면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교류하면서 사랑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