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다음으로는 교육 및 교육 부족과 관련된 우리의 성향을 이런 처지에다 비유해 보게나. 이를테면, 지하의 동굴 모양을 한 거처에서, 즉 불빛 쪽으로 향해서 길게 난 입구를 전체 동굴의 너비만큼이나 넓게 가진 그런 동굴에서 어릴 적부터 사지와 목을 결박당한 상태로 있는 사람들을 상상해 보게. 그래서 이들은 이곳에 머물러 있으면서 앞만 보도록 되어 있고, 포박 때문에 머리를 돌릴 수도 없다네. 이들의 뒤쪽에서는 위쪽으로 멀리에서 불빛이 타오르고 있네. 또한 이 불과 죄수들 사이에는 위쪽으로 [가로로] 길이 하나 나 있는데, 이 길을 따라 담(흉장)이 세워져 있는 걸 상상해 보게. 흡사 인형극을 공연하는 사람들의 경우에 사람들 앞에 야트막한 휘장(칸막이)이 쳐져 있어서, 이 휘장 위로 인형들을 보여 주듯 말일세.
...
만일에 이들이 서로 대화(토론)를 할 수 있다면, 이들은 자신들이 [벽면에서] 보는 것들을 지칭함으로써 [벽면에 비치며] 지나가는 것(실물)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상정할 것이라고 자넨 생각지 않는가?
...
가령 이들 중에서 누군가가 풀려나서는, 갑자기 일어서서 목을 돌리고 걸어가 그 불빛 쪽으로 쳐다보도록 강요당할 경우에, 그는 이
모든 걸 하면서 고통스러워할 것이고, 또한 전에는 그 그림자들만 보았을 뿐인 실물들을 눈부심 때문에 볼 수도 없을 걸세.
- 플라톤, <국가> 가운데
이번에 대한민국과 국정원이 만들고 있는 소위 '내란음모사건'을 보면
국가가 얼마만큼 대중의 의식과 정서를 장악하고 있는 지를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다리로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다리에서 나온 에너지가 페달, 체인, 바퀴로 전달 되어 '이동'을 하게 되듯이
금방 쪄낸 떡을 기계에 밀어넣으면 가래떡이 뽑아져 나오듯이
국가가 몇 마디 말과 이미지를 대중에게 던지니
대중들은 곧바로 공포와 분노에 휩싸입니다
가족, 교육, 종교, 기업, 군대, 언론. 문화 등을 통해 지배자들이 만들고 싶어 했던 대중의 의식과 정서,
그 의식과 정서가 무엇이었는지가 이번에 다시 드러나게 되는 것 같네요.
히틀러의 성공을 단지 대중들을 ‘몽롱하게’ 만들거나 ‘헷갈리게’한
민족사회주의의 선동정치로 설명하거나 나중에 공산주의자나 다른 정치가들이 했던 것처럼 ‘나치의 정신이상’ 등과 같은 모호하고 공허한
개념을 가지고 설명하려 하는 것은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이다. 왜냐하면 히틀러의 성공은 바로 대중들이 왜 속임수에 넘어가고
몽롱해지며 정신이상의 상황에 빠져들 수 있었는가를 이해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중들 속에서 무엇이 일어났는지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 빌헬름 라이히, [파시즘과 대중심리]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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