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만들어 놓은 관념에 사로 잡혀
자신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고
무슨 말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른 채
이리저리 떠도는 마음들이 있지는 않은지
누군가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려 하고 있고
내가 무언가 하지 않으면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비난하며 싸우고 욕을 해야지만
내가 무언가 하고 있다는 안도감마저 든다면
힘겹지 않은지
한 번 밖에 없는 삶인데
누군가가 한없이 미워질 때는
내가 그에게서 사랑을 받고 싶은데 그가 나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데 그가 내 사랑을 방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가만히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지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고
누군가에게서 사랑받고 싶어서
그리 집착하고 매달리고
그렇게도 미워하고 질투하고 그랬던 거라면
인간이기에 누구나 그럴 수 있다고
내가 못나서 그런 게 아니라
내가 인간이기에 그런 것이었다고
오랜 외로움 속에 살아온
나를 위로 하고 감싸 주면 어떨지
누군가를 미워하는 데 쓰고 있는 마음의 힘을
누군가를 사랑하는 데 쏟는 것은 어떨지
실패한 사랑을 미움으로 바꾸기 보다
더이상 실패한 사랑에 머물기 보다
또 다른 사랑에 이르도록 노력하는 건 어떨지
몸에 병이 들면 치유를 해야 하듯
사랑으로 아픈 마음이 치유를 얻고
외로운 영혼이 평화 속에 머물기를
편집증 환자는 내적인 저항을 없앨 수 없고, 어쨌든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한다....편집증(혹은 더 정확한 말로는 편집망상증)
.......
정신분석가는 노이로제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런 이상한 사고 구조도,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방법과는 크게 다르지만, 결국은 인간 마음에 있는 가장 일반적이고 이해 가능한 충동으로부터 나온 것인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가지고 문제에 접근한다. 그리고 그 충동이 변형된 이유나 방법을 알기 위해 망상과 그것이 발전된 과정을 알고자 할 것이다.
......
의사의 보고서로만 보자면 쉬레버는 흔한 구원자 망상을 보였다고 생각하기 쉽다. 보통 구원자 망상을 앓는 환자는 자기가 신의 아들이며 세상을 비탄에서 구원한다거나 혹은 멸망으로부터 세상을 구원한다는 등의 망상을 보인다.
......
나도 그렇지만 다른 연구자들도 피해망상증 환자들을 연구한 결과, 환자와 그의 박해자의 관계는 단순한 규칙으로 설명될 수 있다는 견해를 가지게 되었다. 망상 안에서 큰 힘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모든 음모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의 이름이 명기되어 있다면, 그 사람은 환자가 발병하기 전에 환자의 감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던 사람이거나, 아니면 그 사람을 대치하는 사람이다.
......
편집증 환자는 그의 세계를 다시 짓는다. 더 화려하게 세우지는 않지만, 적어도 그가 그 안에서 다시 살 수는 있도록 짓는다...우리는 망상의 형성을 병적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회복하려는 노력인 것
- 프로이트, [편집증 환자 쉬레버 : 자서전적 기록에 의한 정신분석] 가운데
'사랑.평화.함께 살기 > 생명.인간.마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 도착. 물신숭배 (0) | 2013.09.06 |
---|---|
부르주아 국가가 장악한 의식과 정서 (0) | 2013.09.02 |
종교. 이데올로기. 국가 (0) | 2013.08.30 |
죽음을 준비하는 두 가지 모습 (0) | 2013.08.26 |
한국인의 가학성 (0) | 2013.0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