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초기에 진실하고 자연스런 감정을 대단히 강하게 억압하는 법을 배운 탓에 삶 전체에 걸쳐 그에 대한 흔적이 전혀 남아 있지 않아 보이는 남자와 여자들에게, 자비의 감정을 일깨우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에겐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 대한 호기심도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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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맞고 고통을 당하고 모욕을 겪으면서 ‘간접 보호자’의 도움을 받아본 적이 없는 어린이들은, 일반적으로 부모와 같은 존재들이 저지르는 잔인함을 대단히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태도를 발전시킨다. 또한 학대받는 아이의 고통에 대해 노골적으로 무관심한 태도를 드러낸다. 자기 자신이 한때 그렇게 학대받는 아이였다는 사실에 대해 절대로 알려고 하지 않는다. 결국 그런 무관심한 태도 때문에 그들은 진실에 대해 눈을 뜨지 못한다. 그렇게 그들은 스스로 자신이 인간적인 의도를 갖고 있다고 굳게 확신하면서도, 악의 변호인이 되어 간다. 그들은 어려서부터 진정한 감정을 억압하고 부정하는 법을 배울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감정이 아니라, 오로지 부모, 교사 그리고 교회의 권위자들의 지시에 자신을 맡기는 법을 배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 앨리스 밀러, <폭력의 기억 -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들> 가운데
때리는 사람과 맞는 사람이 있을 때
맞는 사람의 아픔과 고통에 대해 안타깝게 여기기보다
'맞아도 돼', '맞을 짓을 했겠지'하면서
되려 때리는 사람을 편드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들이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가해자/지배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느끼게 되는 것은
그들 또한 두들겨 맞고 무시당하며 살아 왔고,
자신을 괴롭혔던 이들에 대한 애착 또한 남아서인지도 모릅니다
과거에 '때리는 자-맞는 자'의 관계에서 맞는 자의 위치에 있던 그들이
지금은 때리는 자의 위치에 서서 맞는 자를 바라보는 거지요
과거에 때리는 자가 자신에게 '너는 맞을 짓을 한 거야'라고 했듯이
이제는 자기가 '맞을 짓을 했겠지'라고 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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