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사적 동일시projective identification는 원시적 방어기제이다. 주체는 수용할 수 없는 심리내적 경험을 대상에게 투사하고, 자신이 투사한 것과 공감(정서적 인식이라는 점에서)하며, 감당할 수 없는 경험을 방어하기 위한 시도로써 그 대상을 통제하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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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사는 보다 성숙한 형태의 방어로서, 우선 수용할 수 없는 경험을 억압하고, 그것을 대상에게 투사한 다음, 마지막으로 방어를 강화하기 위해 대상으로부터 자신을 분리시키거나 거리를 둔다.
투사는 신경증적 인격조직을 가진 환자들이 전형적으로 사용하는 방어기제로 간주된다. 예컨대, 한 히스테리적 여성 환자는 치료 상황에서 분석가가 자신에게 성적인 관심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표현했는데, 그 때 그녀는 자신의 성적 충동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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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 이상화에서는 자아 이상의 통합된 측면들이 외재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정상적 이상화는 개인으로 하여금 대상과의 사랑에 빠지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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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투사적 동일시가 주체가 자기와 비자기(nonself)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음을 암시한다면, 주체는 투사적 동일시가 사용될 수 있는 특정 발달단계에 도달했음이 분명하다. 나는 여기서 반드시 충족되어야 하는 두 가지 조건이 있다고 가정한다. 첫째, 투사적 동일시가 환상을 내포한다는 점에서, 주체는 상징화 능력을 갖고 있다. 환상을 갖는다는 것은 하나의 요소가 다른 요소를 대표하게 하고, 그것을 원하는 방향으로 조종하는 능력이 있음을 말한다. 둘째, 바람직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축출하는 것이 주체가 바라는 것이라는 점에서, 주체는 자기와 대상을 구별하는 인식 능력 뿐만 아니라 자신의 주관적 상태를 인식하는 능력도 가지고 있음을 말한다. 어떤 특정 주관적 상태가 다른 주관적 상태에 비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을 주체가 인지할 수 있을 때에만, 주체는 축출을 통해 그러한 불만족스런 상태를 없애려고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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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는 최초로 폭도의 구성원들이 어떻게 자아 이상을 이상화된 리더에게 투사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한 투사의 결과, 구성원들에게는 초자아 기능인 자기비판 능력과 책임감뿐만 아니라 도덕적 제약도 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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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집단의 구성원들은 각 개인의 성숙한 초자아 기능을 집단 전체에 투사하는 대신에, 최소한의 매우 관습적인 도덕성을 집단에 투사하는 경향이 있다. 이 관습적 도덕성이 갖고 있는 경직성과 비차별적 성질은 ‘다른 사람이 어떻게 반응할지 모른다’는 일반적인 두려움을 만들어내는 반면, 구성원 각자는 평상시의 성숙한 초자아 기능들로부터 ‘해방’되고, ‘그들이 할 수 있는 일로부터 도망’치려는 경향을 보인다. 막연한 관습성과 책임감의 결여가 결합됨으로써. 해당 집단 내의 도덕적 가치에 충실하지 못하게 되는 일반적 타락의 전제조건이 형성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자기애적 지도자에 의해 촉진된 자기-방종적 집단 이데올로기와 편집증적 지도자에 의해 촉진된 공격성의 합리화가 퇴행적 대집단의 도덕적 타락성을 강화시키는 이유이다.
- 글 출처 : 오토 컨버그, <인격장애와 성도착에서의 공격성> 가운데
프로이트는 1920년에 발표한 [쾌락원칙을 넘어서]에서는 투사를 너무나 불쾌한 강도를 갖는 내적 자극들에 대한 방어 수단으로 규정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불쾌감을 지나치게 높일 수 있는 내적 자극들에 맞서는 조처가 행해진다. 그런 자극들이 안에서 작용하는 게 아니라 바깥에서 작용하는 것처럼 다루는 경향성이 그것이다. 자극을 차단하는 방어수단으로서 말이다.”
불쾌감을 일으키는 내적 자극들이란 어떤 것들일까? 그것들은 무엇보다 관념들이다. 자신이 견디지 못해서 거부하는 관념들이 그것이다. 그런 관념들을 견디지 못하는 것은 그것들에 대해 죄의식을 갖기 때문이다. 즉 사람들은 자신들이 죄의식을 갖는 관념들을 자기 안에서는 부인하고, 오히려 바깥으로 투사해서, 다른 사람들에게서 찾아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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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프로이트는 1915년 쓴 [충동과 충동의 변화]에서는 투사와 내사(內射, introjection)를 대비시킨다. 즉 쾌락의 원천이 되는 바깥의 것들은 안으로 ‘내사’하고, 자기 내부에 있는 불쾌한 것들은 바깥으로 추방, 즉 투사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자기중심적인 선악 이분법이 형성된다. 선은 안으로 내사하고, 악은 바깥으로 투사하기 때문이다.
- 글 출처 : 이종영, <영혼의 슬픔> 가운데
자아에게 제시된 대상들이 쾌락의 근원이 되는 한 자아는 그 대상들을 받아들인다. 그 대상들을 <내투사Introjektion>(페렌찌의 용어) 시키는 것이다. 반면에 내부에 있는 것이 불쾌의 원인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밖으로 내보내게 된다.
- 프로이트, ‘본능과 본능의 변화’, [무의식에 대하여], 열린책들, 1997 가운데
‘투사적 동일시’는 편집증의 가장 심각한 형태다. 여기서 ‘동일시’란 다른 사람을 단순히 위협적인 성격이 있는 존재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위험한 사람, 즉 반드시 공격하거나 말살해야 하는 사람으로 보는 것을 말한다.
이런 심리 매커니즘은 현실감 상실, 분노 폭발, 타인을 공격하는 것의 원인이 된다. 여기에 공감이 결여되고 그에 따라 남을 해하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까지 더해지면 그런 사람은 엄청나게 위험한 존재가 된다. - 144
“projective identification” is the most serious version of paranoia. the “identification” part of the term refers to seeing others not just as having threatening characteristics, but as entirely dangerous people-people who have to be attacked or destroyed.
this psychological mechanism contributes to loss of reality, rage outbursts, and attacks on others. when it is combined with a lack of empathy and its corresponding lack of guilt ofr harming others, the danger from such people is enormous. - 88
- 밴디 리 엮음, <도널드 트럼프라는 위험한 사례>, 심심, 2018
- Bandy X. Lee, <the dangerous case of donald trump>, a thomas dunne book, 2017
http://www.baboschool.com/forums/topic/%EC%9E%84%EB%A7%88%EB%88%84%EC%97%98-%EC%97%B0%ED%95%A9%EA%B5%90%ED%9A%8C-%EC%A0%95%EC%84%B1%EB%AF%BC-%EB%AA%A9%EC%82%AC-%EC%BB%AC%EB%9F%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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