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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

순돌이 아빠^.^ 2014. 8. 15. 12:50




마틴 셀리그먼은 개의 학습에 관한 유명한 연구를 통해 스트레스 예방 접종의 개념을 발전시켰다. 그는 무작위적 시간 간격으로 바닥에 전기 충격이 흐르는 우리에 개를 넣었다. 초반에 개들은 딱하게도 충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뛰고, 깽깽거리고, 발톱을 긁어보지만, 시간이 지난 뒤에는 무감각과 비활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우울하고 절망적인 상태로 접어든다. 이를 셀리그먼은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 상태라고 불렀다. 학습된 무기력 상태에 빠진 개들은 명백한 탈출 통로가 있어도 충격을 피하려 하지 않았다.

다른 개들에게는 몇 번 충격을 받고 나서 학습된 무기력 상태에 빠지기 전에 탈출할 수단이 주어졌다. 이 개들은 충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결국 벗어나리라는 점을 학습하고, 한 번의 탈출 경험으로 학습된 무기력을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오랜 시간 동안 무작위로 피할 수 없는 충격을 가해도 예방 접종을 받은 이 개들은 수단이 주어질 때 결국 탈출에 성공했다.


- 글 출처 : 데이브 그로스먼, <살인의 심리학> 가운데




심리학에서는 무기력을 ‘자발적으로, 적극적으로 행하지 않는 것’ 또는 ‘현저하게 의욕이 결여되었거나 저하된 경향’이라고 정의한다. 즉, 무기력은 자발성과 의욕이 상실된 상태이며 반대로 무기력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자발성과 의욕을 회복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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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사건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것, 이를 두고 심리학에서는 ‘통제 불가능성’이라고 한다. 이런 통제 불가능성을 경험한 사람은 무슨 일을 하든 ‘귀찮아. 어차피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어’라고 생각한다. 자연히 행동하고자 하는 의지가 사라지고, 시도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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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장애는 무기력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지란 살아오면서 배우고 경험하며 형성된 사고 틀,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틀이다. 무기력을 학습하고 나면 이 인지 방식이 왜곡된다. 그래서 자신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 앞에서도 “해봤자 안 될 것 같아. 또 실패할 거야”라는 잘못된 믿음에 지배당한다. 


- 박경숙, <문제는 무기력이다> 가운데







가족이, 학교가, 군대가, 교회가, 기업이

우리 인간들을 그렇게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빠져 나갈 수 있어도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하고

괴로움에서 벗어나 행복을 찾을 기회가 와도

그저 멀리서 바라만 보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