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대학에 합격한 A를 만났습니다. 원하는 대합에 합격했겠다, 장학금까지 탔으니 기분이 좋아 보였습니다. 원하는 것을 이루었으니 왠지 축하해 주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대학 합격 축하해요”라고 하니 A가
“네~~~ 고맙습니다”라고 활짝 웃었습니다.
축하해줘야 할 것 같아 축하해 주기는 했지만......내가 지금 뭣하고 있나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A는 벌써부터 토익학원에 다니고 있더라구요. 그렇게 대학에 들어가고, 또 열심히 이것저것 시험 준비해서 원하는 곳에 취직하기 위해 노력하겠지요. 그렇게 해서 원하는 곳에 취직을 했다고 하지요. 그럼 그 다음은???
취직이 인생에서 이룰 최대의 목표인가요?
대학에 합격하거나 취직을 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들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나 도구에 지나지 않는 건 아닐까 싶네요.
행복하게 살고 싶다거나 보람되게 살고 싶다거나 기쁘게 살고 싶다거나 마음 뿌듯하게 살고 싶다거나...뭐 그런 것도 없이 대학과 취직에만 성공하면...그 다음엔 뭐가 남을까요?
별다른 기쁨이나 즐거움, 설레임이나 기다림도 없이 대학, 취직, 결혼, 아이 등등으로 이어지는 삶을 살고 나면 그 다음엔 뭐가 남을까요?
궁핍하지 않고 넉넉하게 노후 생활을 한다? 그러고 나면 그 다음엔 뭐가 남을까요? 궁핍하지 않고 넉넉하게 돈을 쓰며 사는 게 삶의 의미인가요? 기쁨도 행복도 없이 기계처럼 모자람 없이 돈을 쓰는 게 삶의 의미인가요?
취직하고 돈을 벌기 위해 내가 사는 건가요, 아니면 내 삶의 기쁨과 행복을 위해 돈을 버는 건가요? 만약 내 삶의 기쁨과 행복을 위해 돈을 버는 거라면 대학이나 취직 이전에 나를 기쁘고 행복하게 하는 게 무언지를 먼저 느끼고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닐까요? 내 삶의 기쁨과 행복이 무언지 느끼지도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무작정 돈만 번다면 돈 버는 기계와 다른 건 무얼까요?
기계처럼 살기 위해 그렇게 죽어라하고 시험 쳐서 대학가고, 또 시험 쳐서 취직하며 사는 건가요?
내 마음 속에 그려진 그 기쁨과 행복을 위해서라면 때론 어렵고 힘든 시간도 이겨내는 게 의미가 있겠지만, 그런 것도 없이 그저 인내하기만 한다면 그 인내는 무엇을 위한 건가요? 누구를 위해 그 쌩고생을 하는 건가요?
A를 만났을 때, 솔직한 제 마음은 ‘대학 합격 축하해요’가 아니라 ‘어떻게, 어떤 마음으로 살고 싶어요?’를 묻는 것이었습니다. 삶의 의미를 찾지 못했거나 그런 것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다면, 죽어라 하고 시험 쳐서 대학에 가는 것이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인생을 허비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삶의 의미를 찾을 수도 있을 시간에, 힘들다고 하면서도 오직 시험에만 매달렸으니 그 마음이 어디 온전할까 싶기도 하구요.
“고생 고생해서 대학에 들어가게 됐으니...참 안타깝네요”라고 말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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