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작품에는 현재의 상황에 대한 항의가 나타나기 마련이고,
이에 따라 우리의 시각을 교정하고, 아름다움을 인식하도록 교육하고, 고통을 이해하거나 감수성에 다시 불을 붙이도록 돕고,
감정이입 능력을 길러주고, 슬픔이나 웃음을 통하여 도덕적인 균형을 다시 잡아주려고 노력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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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는 사회에서 사람들을 바라보는 표준 렌즈, 즉 부와 권력을 크게 확대해 보여주는 렌즈를 인격의 특질을 확대해 보여주는 도덕적 렌즈로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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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렌즈로 보면 높고 강한 사람은 작아지며, 잊혀져 뒤로 물러나 있던 인물이 오히려 크게 보일 수 있다. 소설의 세계에서 덕의
움직임은 물질적 부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부자이고 품행이 단정하다고 해서 곧바로 좋은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고, 가난하고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곧바로 나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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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위대한 소설가 특유의 기예와 유머로 우리가 진정한 위계에 공감하고 그 반대의 위계에 혐오감을 느끼도록 이끈다. 그녀는 자신이
우선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서 나머지를 읽기 위해 저녁을 후딱 먹어치울 만큼 마음을
사로잡는 재미있는 이야기의 맥락 안에서 그 이유를 보여준다. <맨스필드 파크>를 읽고 나면 우리는 오스틴이 우리를
끌어냈던 현실 세계로 다시 들어가 그녀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대로 사람들에게 반응하고, 탐욕과 오만이나 자만을 간파하여 거기서
물러서고, 우리 자신과 남들 안에 있는 선에 이끌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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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화가는 여름날 저녁의 하늘, 햇볕에 달구어진 얽은 벽, 환자를 위해 달걀 껍질을 까는 마지의 여자가 우리 눈이 보고 싶어하는 가장 아름다운 광경에 끼지 못한다면, 우리가 존중하고 갈망하도록 배워온 많은 것의 가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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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을 묘사한 위대한 화가들은 제인 오스틴이나 조지 엘리엇처럼 세상에서 무엇을 존경하고 존중할 것인가에 대한 속물적 관념을 교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 알렝 드 보통, <불안> 가운데
토머스 존스, <나폴리의 지붕들>
케테 콜비츠, <서서 아이를 먹이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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